"선수나 코치들이 그렇게 생생한 표정으로 마무리 캠프를 소화한 것은 처음 봤습니다."
세이케 감독이 몸담았던 당시의 세이부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팀 가운데 하나였고, 주전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팀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당시 세이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져 왔다. 현재 퍼시픽리그 6개 구단 중 1군 감독 4명과 2군 감독 2명이 1980년대 세이부 출신 지도자들이다.
선수 시절 엄격한 환경에서 야구를 한 세이케 감독은 SK의 젊은 선수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이케 감독은 주저없이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선수, 이른바 1.5군급의 선수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선수들이 없으니 주전들에게 위기감이 생기지 않죠. 예를 들면 김강민 같은 선수라면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홈런 30개, 도루 30개를 해낼 능력이 있는데, 경쟁자가 없어 조금이라도 아프면 경기 도중에 쉬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전 선수에게 그런 안일한 생각이 생기지 않도록 2군 선수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세이케 감독에는 현재 고민이 하나 있다. "절대적으로 트레이너가 부족합니다. 트레이닝 코치가 트레이너 업무를 겸해야 하니 선수의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또 한국 선수들은 상반신 근력 위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밸런스가 나빠 팔꿈치나 어깨에 부상을 당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캐치볼부터 팔꿈치를 올리고 던지는 등 몸의 매커니즘을 알고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은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다 이해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행히 우리 코치들은 의욕이 많아 앞으로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선수를 위해 하려고 합니다."
선수 육성에 있어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는 세이케 감독. 다음 칼럼에서는 세이케 감독의 구체적인 지도법을 소개한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