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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는 백업요원?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현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2-23 11:24 | 최종수정 2014-12-23 11:24


강정호(27)의 포스팅 승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험난한 도전이 예상된다. 현지 언론에서도 피츠버그가 최고액을 베팅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을 정도다. 피츠버그 내야진은 잘 구성돼 있고, 강정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하며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넥센과의 경기에서 11대 1로 대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었다. 아쉽게 삼성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넥센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1.11
피츠버그 내야진을 살펴보자. 일단 선수 구성을 보면, 강정호에게 목을 맬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주전 유격수는 빅리그 3년차 조디 머서(28), 머서는 올해 149경기서 타율 2할5푼5리(506타수 129안타)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수준급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강정호가 목표로 한 2할6~7푼, 15홈런과 가까운 선수다.

최근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백업 유격수 션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로드리게스는 탬파베이서 올시즌 96경기서 타율 2할1푼1리(237타수 50안타) 12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수비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2루와 3루도 굳건하다. 2루에는 올해 실버슬러거에 빛나는 닐 워커(29)가, 3루에는 올스타 조시 해리슨(26)이 버티고 있다.

워커는 올해 137경기서 타율 2할7푼1리(512타수 74안타) 23홈런 76타점을 기록한 피츠버그의 주축 타자. 앤드류 맥커친과 함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피츠버그 태생으로 팬들의 사랑을 크게 받고 있다.

올스타 3루수 해리슨은 리드오프로 주로 나섰고, 143경기서 타율 3할1푼5리(520타수 164안타) 13홈런 52타점 18도루로 활약했다. MVP 투표에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시즌 부진했던 지난해 홈런왕 페드로 알바레즈(27)를 3루에서 1루수로 전향시키고, 해리슨이 붙박이 3루수가 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진을 이끄는 3총사. 왼쪽부터 조시 해리슨, 닐 워커, 조디 머서. ⓒAFPBBNews = News1
이들은 FA(자유계약선수) 취득까지 시간도 많이 남아있다. 유격수 머서는 4년, 해리슨은 3년을 더 뛰어야 한다. 둘은 연봉 부담도 적다. 머서는 51만5500달러(약 5억7000만원), 해리슨은 51만3000달러(약 5억6000만원)을 받는다. FA까지 2년 남은 워커는 장기계약 여부가 관건이다.


현실적으로 피츠버그가 정리할 수 있는 포지션은 2루다. 하지만 워커를 처분할 경우, 타선의 무게감을 확 떨어뜨리는 동시에 피츠버그 태생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원성을 들을 수밖에 없다. 피츠버그가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지만, 워커의 장기계약 가능성은 남아있다.

냉정하게 봤을 때, 현시점에서 강정호의 위치는 '백업요원'이다. 장타력을 가진 강정호를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쓰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온 메이저리그 루키에게 주전 자리를 줄 팀음 많지 않다. 더구나 그들은 아시아 내야수들의 연이은 실패를 잘 알고 있다.

물론 이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도 있다. 많은 구단들이 의구심을 가졌던 강정호에게 피츠버그가 분명한 장점을 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강정호의 수비력에 의문부호가 달려있지만, 피츠버그의 탄탄한 내야진은 그의 약점을 메워줄 카드다. 적응을 위해서도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또한 구단 차원에서는 머서와의 경쟁을 통한 동반 성장은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격수 조디 머서(오른쪽)과 2루수 닐 워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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