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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일본인이 봐도 매력이 넘쳤던 송지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10-14 06:08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외야수 송지만(41)이 지난 7일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송지만은 일본 야구팬에게 한국야구를 상징하는 타자 중 한 명이었다. 통산 홈런 311개(역대 6위)를 기록한 장타력과 강한 손목을 이용하는 타격 스타일이 '이것이 한국 타자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1998년부터 3년 연속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했다. 강타자에 빠른 발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이런 송지만의 매력에 빠진 일본인 지도자가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 다이요 웨일스(현 요코하마 DeNA)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마쓰바라 마코토씨(70)다. 현역시절 통산 2095안타, 331홈런, 1180타점을 남긴 마쓰바라씨는 1990년대 후반에 타격 인스트럭터로 송지만과 만났다. "당시 황병일 코치(현 두산 2군감독)에게서 송지만을 홈런 30개를 칠 수 있는 타자로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어요"라고 회고한 마쓰바라씨. 그는 당시의 송지만에 대해 "힘은 좋지만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아 스윙을 많이 시켰어요"고 했다.

훌륭한 실적을 가진 일본인 지도자는 끈질기면서도 강하게 지도를 하는 경우가 많아 그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도 더러 있다. 하지만 송지만은 "마쓰바라씨의 지도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고 했고, 황병일 코치가 바람대로 2000년에 32개, 2002년에 38개의 홈런을 쳤다.

송지만은 특유의 친화력이 있다. 필자가 이 칼럼을 시작한 지 8년이 됐는데, 송지만은 그라운드에서 만날 때마다 "신문 잘 읽고 있어요"라고 웃으면서 말을 걸어 왔다. 그는 스타 선수이지만 성품이 온화하다. 전지훈련 때 방문한 일본 나가사키, 가고시마 사람들도 이런 송지만을 좋아했다.

또 일본인들이 송지만을 가깝게 느꼈던 이유 중 하나는 외모에도 있었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외야수 다니 요시토모(41)를 연상 시키는 점이 많았다. 송지만도 "자주 그런 말을 들었는데, 저도 외모는 물론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송지만과 다니는 공통점이 많다. 둘은 같은 1973년 생. 송지만은 3월 2일 생이고 다니는 2월 9일 생이다. 둘 다 우투우타에 외야수다. 송지만은 통산 1870안타, 2루타 327개, 도루 165개를 기록했는데, 다니는 1923안타, 354개 2루타, 167도루를 올려 성적이 비슷하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송지만은 큰 스윙으로 역대 2위인 1451개의 삼진을 기록한 반면, 다니의 삼진수는 송지만의 절반이 안되는 711개에 불과하다. 둘은 우중간 방향에 깊숙한 타구를 잘 치고, 또 몸 쪽에 강한 타자지만 다니는 공에 대한 대처 방법이 아주 독특하다. 다니는 들어올린 왼발이 땅에 닿을 때 축으로 있던 오른쪽 발을 옆으로 빼는 특이한 동작으로 타격을 한다. 왼쪽 다리를 축으로 타격을 하는 특이한 타법으로 여러 코스의 볼에 대응하고 있다.


또 한가지 다른 점은 송지만이 올해를 끝으로 은톼하는데, 다니는 42세가 되는 내년도 현역 생활을 계속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니가 77개 남은 통산 2000안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은퇴한 송지만이 생각날 것 같다.

최근에 살을 빼는 등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보였던 송지만. 항상 노력하는 자세와 호쾌한 스윙은 이제 볼 수 없게 되지만 그의 매력적인 모습은 한국 야구팬은 물론 그를 아는 일본 야구팬들도 잊지 못 할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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