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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어메이징', '매직', '판타스틱', '원더풀'. 뭐든 좋다. LG 트윈스의 무서운 기세가 환상적인 승리 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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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반 흐름은 크게 불리했다. 믿었던 외국인 선발 투수 코리 리오단이 불과 1⅓이닝 만에 5실점으로 무너졌다. 뒤를 이은 투수들도 계속 흔들려 2회에만 6점을 내주고 0-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기적의 8회'가 LG에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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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벤치는 결국 좌완투수 심동섭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마무리가 된 심동섭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첫 상대 김용의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내야안타 2개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초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올려 KIA의 반격을 막아낸 LG는 10회말에 결국 승리를 완성했다. 선두타자 박용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기회를 만들었다. 이병규(7)가 2루수 땅볼을 쳐 박용택을 3루까지 보냈다. 타석에는 이진영이 나왔다. 앞선 두 경기(6일 잠실 NC전, 7일 잠실 삼성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날린 주인공. 이날도 진가를 발휘했다. KIA 최현정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다 8구째를 가볍게 밀어쳤다. 약간 짧은 듯한 좌익수 플라이. 그러나 3루 주자 박용택이 혼신을 다해 홈으로 달려들어왔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LG가 183일 만에 승률 5할 고지에 다시 오른 순간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한 걸음 한 걸음씩 오다보니 5할까지 오는 좋은 날이 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은 선수들이 가는 길에 방향만 이끌었을 뿐인데, 선수들이 스스로 잘 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고맙다"며 LG 선수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아울러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성원을 아끼지 않은 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