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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패배를 잊었습니다. 4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해 4위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한글날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와의 경기에서 6: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7:6으로 뒤엎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병규가 살아났습니다. 단순히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2개의 안타가 하나는 우전 안타, 다른 하나는 좌전 안타였습니다. 빗맞은 안타나 땅볼 안타가 아니라 직선타로 내야를 벗어나는 깨끗한 안타였습니다. 타구가 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부채 살처럼 좌우로 퍼져나가 타격감이 제자리를 찾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시즌 이병규는 주장 완장을 차고 0.348의 타율로 타격왕에 오르며 LG를 11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었습니다.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최고령 타격왕, 최고령 골든글러브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독특한 세리머니로 LG에 신바람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LG는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이 꾸준히 맹타를 휘두르는 가운데 이병규까지 가세하면서 작년의 힘을 갖춘 타선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병규는 번트를 대고 1루로 전력 질주하고 적시타에 2루에서 홈까지 뛰어 들어와 슬라이딩하는 등 주루 플레이도 무리 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외야 수비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의 부활이 반가운 것은 단순히 LG의 4강 경쟁에 도움이 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가을야구에서 이병규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LG의 정신적 지주인 그가 활약하면 후배들이 자극을 받아 팀 전체가 동반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병규가 가세한 LG의 미친 듯한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