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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대비, 다저스 '타산지석' 삼는 NC 김경문 감독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0-08 06:08



'막내' NC 다이노스가 LA 다저스의 고전을 교훈 삼아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NC는 일찌감치 최소 3위 자리를 확정짓고 포스트시즌을 준비중이다. 최근 NC 김경문 감독을 만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화 주제는 바로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다. 평소 메이저리그를 즐겨 보는 그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발생하는 상황들을 보면서 차근차근 포스트시즌 구상을 해나가고 있다.

7일에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1대3으로 패배하며 시리즈 전적에서 1승2패로 밀리게 됐다. 4차전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나올 예정이지만,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4차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이날 다저스는 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을 6이닝만 소화시키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1-1 동점이던 7회말 두번째 투수 스캇 엘버트가 콜튼 웡에게 결승 투런홈런을 맞고 패배하고 말았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1차전에선 커쇼를 고집하다 6-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고, 2차전에서는 2선발인 잭 그레인키를 7이닝만에 강판시켰다 8회 맷 카펜터에게 2점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하며 패배의 위기까지 갔었다.

사실 이러한 마운드 운용에 대한 비판은 '결과론'에 근거한다. 만약 결과가 좋았다면, 비난은 없었을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같은 감독이라 그 마음을 안다"며 고충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1-1 동점이던 7회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콜튼 웡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LA 다저스의 두번째 투수 스캇 앨버트. ⓒAFPBBNews = News1
그래도 다저스의 고전을 보면서 분명히 얻는 교훈은 있었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결국 기싸움이다. 특히 선발투수 바로 다음 투수의 중요성은 크다. 다저스는 오늘도 선발이 내려간 뒤에 점수를 허용했다. 하지만 상대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내보내 제압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차전에서 맷 켐프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된 팻 네섹을 선발 존 래키에 이어 등판시켰다. 사이드암투수 네색은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150㎞가 넘는 강속구가 강점인 투수. 힘으로 다저스 타선을 제압해갔다.


단기전에선 당연히 확실한 선발투수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첫번째 투수가 내려간 뒤, 나오는 불펜투수의 기가 약하다면 상대는 금세 공략할 수 있다. 이날 역시 류현진에 비해 약한 엘버트가 나온 게 패착이었단 것이다. 김 감독은 이렇게 두번째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감독도 무언가에 홀린 듯한 경기가 5경기는 나온다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매팅리 감독이 힘들 것이란 생각이었다. 마운드 운용에 애를 먹은 매팅리 감독은 물론, 1차전에서 난타 당한 에이스 커쇼도 무언가에 홀린 듯 공이 높게 몰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커쇼의 4차전 등판에 대해서는 "보통 포스트시즌에서는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와 선발을 3명 쓸 지, 4명 쓸 지 결정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선발투수들의 공 개수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선발 존 래키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8회초를 삼자범퇴로 막고 홀드를 올린 팻 네색. ⓒAFPBBNews = News1
사실 다저스는 갑작스레 커쇼를 4차전에 등판시키는 걸로 계획을 변경했다. 만약 커쇼의 4차전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면, 1차전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을 보다 일찍 가져갔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가 몇 명이 될 지는 모든 팀의 고민이다. 이는 김 감독에게도 해당되는 고민일 것이다.

김 감독은 세인트루이스의 맷 카펜터를 언급하면서 '미치는 선수'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카펜터는 1,2,3차전 모두 홈런을 때려내며 세인트루이스 공격을 이끌고 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연속 홈런-2루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김 감독은 "카펜터는 지금 웬만한 공에 다 타이밍이 맞겠더라. 마치 공이 멈춰서 천천히 오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우리도 포스트시즌 때 카펜터 같은 선수가 나와야 할 텐데"라며 웃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욕심 없이 포스트시즌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우리 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즐겁고, 팬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야구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류현진에게 솔로홈런을 때려내고 포효하고 있는 맷 카펜터.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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