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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IA 타이거즈는 상승 무드를 탔다. 6월 이후 승률이 5할7푼1리나 된다. 4위 롯데 자이언츠를 3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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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생각해보면 매우 큰 문제다. 현재 리그 전체에서 가장 '핫'한 타자인 김주찬은 반드시 타순에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김주찬은 100% 몸상태가 아니다. 무엇보다 오른쪽 족저근막염이 심하다. 치료를 받아가면서 경기에 나서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부상 악화를 피하기 위해 계속 지명 타자를 맡고 있다. 이런 상태를 극복하고 맹타를 휘두르는 김주찬의 활약은 경이로울 정도다.
그러면서 수비 범위가 축소되는 문제가 생겼다. 사실 나지완의 수비 기본기나 감각은 꽤 좋은 편이다. 지난해까지 KIA 수석코치였던 이순철 해설위원은 종종 "나지완의 외야수비는 사실 안정적인 편이다. 큰 덩치 때문에 '둔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스텝 등을 보면 매우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한다. 나지완 역시 외야수비에 관해 꽤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서 김주찬에 비해 수비 범위가 좁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주력에서도 차이가 나는데다 외야 수비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KIA의 코너 외야, 특히 좌측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가 안타 혹은 장타로 이어질 확률이 커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나지완의 체력 부담증가
김주찬의 지명타자 고정은 외야 수비력 약화 외에 또 다른 딜레마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 심각하게 드러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곧 거대한 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바로 4번타자 나지완의 체력적인 부담이다.
원래대로라면 나지완은 공격력의 극대화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김주찬이 계속 족저근막염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 외야 수비를 소화하기 어렵다. 김주찬의 부상을 피하면서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나지완은 좌익수를 맡을 수 밖에 없다.
외야 수비를 하면 아무래도 지명타자로 나올 때보다 체력 소모가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과 같은 한 여름철에는 피로도가 극심하다. 나지완 역시 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점점 체력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나지완이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을 때와 지명타자로 나섰을 때 공격력 차이가 약간 있다. 성향이 조금 달라진다. 나지완은 8일까지 지명타자로 191타석에 나와 타율 3할3푼5리에 9홈런 41타점, 장타율 5할6푼1리를 기록했다. 좌익수로는 128타석을 소화해 타율 3할5푼1리 4홈런 18타점 장타율 5할1푼8리를 기록 중이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을 때 홈런과 타점, 장타율이 한층 높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다 '4번타자'에 가까운 공격력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좌익수 선발일 때도 정확도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힘있는 타격은 아니었다.
이러한 딜레마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결국 김주찬이 지명타자를 계속 맡아야하는 상황에서 외야수비력과 나지완의 장타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숙제다. 과연 KIA 선동열 감독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