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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우승 도전 넥센, 지금이 첫 번째 고비인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5-19 07:01


롯데와 넥센의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오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오재영은 올시즌 5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6.53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8/

정규시즌 128경기를 치르다보면, 2~3번의 고비가 반드시 찾아온다. 페넌트레이스가 6개월 간 이어지다보니 수많은 변수가 작용을 한다. 타자들의 전체적인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수도 있고, 주축 선수의 부상이나 전력 이탈이 팀 밸런스를 깨트려 부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팀 컨디션에 따른 굴곡을 피할 수 없지만,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이 큰 팀을 강팀으로 꼽기는 어렵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강팀의 요건으로 주축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믿음직스러운 백업의 존재, 두터운 선수층을 이야기 한다. 안정적인 전력 유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에 이렇다할 위기없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막강 타선이 홈런을 쏟아내며 8연승을 달리기도 했고, 한동안 1위를 유지했다. 선발 투수들의 부진을 불펜의 힘, 타격의 힘으로 메웠다. 경기 초반 리드를 경기 막판까지 끌고갔고, 경기 초반 뒤지다가도 후반에 뒷심을 발휘해 역전 드라마를 쓰곤 했다.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와 함께 시즌 초반 가장 위협적인 팀이었다.

그런데 최근 히어로즈의 이런 힘이 조금 빠진 것 같다. 들쭉날쭉한 선발진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올 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5명의 투수 중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건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 한 명 뿐이다. 2선발로 출발한 브랜든 나이트는 지난 주에 방출됐고, 오재영은 이미 부진으로 인해 2군을 경험했다.

문성현은 현재 2군에 있고, 강윤구는 불펜으로 빠졌다.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던 선발진이 시즌 개막 후 한 달도 안 돼 깨졌다. 그나마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에 들어 온 고졸 루키 하영민, 좌완 금민철이 버텨주고 있다. 착실하게 B플랜을 준비한 덕을 보고 있지만, 이 또한 아직까지 확실하게 믿음을 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히어로즈는 9연전에서 5승4패를 기록하고 지난 주중에 4일간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맞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에서 1승2패를 기록했다. 최근 12경기에서 6승6패. 선발 투수의 초반 대량 실점이 아쉬웠다.

7일 NC전에서는 선발 문성현이 2이닝을 던져 12실점하고 고개를 떨궜다. 5월 11일 LG 트윈스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오재영은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이닝 9실점(7자책)하고 무너졌다. 아무리 타고투저라고 하지만,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신뢰를 심어주기 어렵다. 5월 4일 KIA 타이거즈전 때는 7-2로 앞서다가 9회말 5점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하영민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30.
히어로즈는 최근 12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5.99를 기록했다. SK 와이번스(6.94)와 함께 마운드 불안이 가장 두드러진 팀이었다. 7일 NC전 6이닝 24실점이 평균자책점 상승에 영향을 줬지만, 선두 경쟁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기록이다. 12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을 던져 3자책점 이하 기록)가 5번에 불과했다. 또 이닝당 출루 허용율도 1할7푼4리로 9개 팀 중 가장 높았다. 팀 전력의 바탕이 되는 선발 마운드가 흔들리다보니 상승세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새 삼성 라이온즈가 1위로 치고올라 왔다. 삼성에 1게임 뒤져있는 히어로즈는 NC에 승차없이 승률에 앞서 2위에 올라 있다. 4위 두산에 반 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지난 주에 히어로즈에는 세 가지 변화가 있었다.


불펜 필승조의 일원인 조상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나이트가 팀을 떠났다. 나이트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지난해까지 2시즌 동안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우완 헨리 소사가 조만간 합류한다.

강속구 투수인 조상우의 공백은 분명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이런 돌발변수를 염두에 두고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다. 장시환 등 대체 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마운드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사가 얼마나 역할을 해주느냐다. 그가 KIA 시절처럼 계속해서 제구력 난조를 보인다면 굉장히 힘들어 진다.

선발진 안정없이 우승은 어렵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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