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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미스터리. 1번을 치면 삼성 타선이 살아난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09:11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시즌전 가장 큰 걱정은 1번타자였다. 군입대한 배영섭 대신 1번을 맡을 인물을 찾지 못한 것.

정형식 박한이 김상수 등 후보들을 다 썼지만 신통치 않았고 "마지막 옵션"이라던 나바로가 1번을 맡고 있다. 그런데 나바로가 1번에 올라오자 삼성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삼성의 연승행진과 나바로의 1번 배치가 맞물려있다.

일단 나바로가 1번에서 너무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3일까지 1번타자로 나선 15경기서 타율이 무려 3할6푼7리(60타수 22안타)나 된다. 그의 시즌 타율이 2할9푼9리. 당연히 1번이 아닐 때의 타율은 뚝 떨어진다. 2번과 7번으로 경기했을 때는 2할2푼8리(57타수 13안타)에 그쳤다. 나바로 외 1번 타자들의 성적은 16경기서 타율이 1할3푼8리(65타수 9안타)에 그쳤다.

1번 타자의 성적 때문일까. 나바로가 1번일 때와 아닐 때의 삼성 타선도 달랐다. 나바로가 1번으로 나섰을 때는 삼성 타자들도 활발하게 타격을 했고 나바로가 1번이 아닐 때는 타선도 힘을 잃었다.

나바로가 톱타자일 때 15경기서 삼성의 팀타율은 무려 3할4리(526타수 160안타)였다. 득점은 91점으로 평균 6.1점이나 됐다. 승률은 기가막히다. 13승2패로 승률이 무려 8할6푼7리. 그런데 나바로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톱타자로 나선 16경기는 5승11패로 승률이 5할도 안됐다. 팀 타율도 2할3푼9리(539타수 129안타)였고 득점도 66점으로 경기당 4점이었다.

나바로가 1번으로 나선 것은 4월 20일 NC전부터다. 삼성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온 시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을 듯.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바로가 1번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지난주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서 나타났다. 나바로가 1번을 지킨 9일 경기서는 타선의 대폭발로 12대2의 대승을 거뒀지만 나바로가 손목과 손가락 통증으로 빠진 10∼11일엔 2대17, 1대8로 패했다. 6연승을 달리며 펄펄 날던 삼성 타선이 갑자기 침묵에 빠졌다.

그리고 나바로가 1번에 복귀한 1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삼성은 다시 13안타를 폭발시키며 7대1의 완승을 거뒀다.

이유가 뭘까.


일단 나바로가 많이 출루한다. 안타도 많이치며 타율도 좋지만 볼넷도 19개로 팀내 가장 많다. 1번타자일때 출루율이 4할7푼3리로 엄청나게 좋다.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장점으로 공을 많이 본다는 점을 꼽았다. "1번타자는 안타를 치고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맨 처음 나오니까 뒷 타자들이 공을 볼 수 있도록 될 수 있으면 많은 공을 보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나바로는 타석당 투구수가 4개로 많은 편이다. 그런데 1번타자일 땐 4.2개로 더 늘어난다. 그만큼 1번타자로서 공을 더 본다는 뜻. 후속 타자들이 나바로에게 던지는 상대 투수들의 공을 보면서 다음 타석을 준비할 수 있고 그것이 타선이 좋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바로는 타점 능력도 있다. 20타점으로 최형우(21점)에 이어 채태인과 함께 팀내 2위. 득점권 타율이 4할5푼(20타수 9안타)이나 된다. 다른 팀의 외국인 타자가 절대 부럽지 않은 삼성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4 프로야구 SK와이번즈와 삼성라이온스의 경기가 7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삼성 나바로가 글러브를 머리에 쓴채 훈련에 나서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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