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시즌전 가장 큰 걱정은 1번타자였다. 군입대한 배영섭 대신 1번을 맡을 인물을 찾지 못한 것.
1번 타자의 성적 때문일까. 나바로가 1번일 때와 아닐 때의 삼성 타선도 달랐다. 나바로가 1번으로 나섰을 때는 삼성 타자들도 활발하게 타격을 했고 나바로가 1번이 아닐 때는 타선도 힘을 잃었다.
나바로가 톱타자일 때 15경기서 삼성의 팀타율은 무려 3할4리(526타수 160안타)였다. 득점은 91점으로 평균 6.1점이나 됐다. 승률은 기가막히다. 13승2패로 승률이 무려 8할6푼7리. 그런데 나바로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톱타자로 나선 16경기는 5승11패로 승률이 5할도 안됐다. 팀 타율도 2할3푼9리(539타수 129안타)였고 득점도 66점으로 경기당 4점이었다.
그리고 나바로가 1번에 복귀한 1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삼성은 다시 13안타를 폭발시키며 7대1의 완승을 거뒀다.
이유가 뭘까.
일단 나바로가 많이 출루한다. 안타도 많이치며 타율도 좋지만 볼넷도 19개로 팀내 가장 많다. 1번타자일때 출루율이 4할7푼3리로 엄청나게 좋다.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장점으로 공을 많이 본다는 점을 꼽았다. "1번타자는 안타를 치고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맨 처음 나오니까 뒷 타자들이 공을 볼 수 있도록 될 수 있으면 많은 공을 보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나바로는 타석당 투구수가 4개로 많은 편이다. 그런데 1번타자일 땐 4.2개로 더 늘어난다. 그만큼 1번타자로서 공을 더 본다는 뜻. 후속 타자들이 나바로에게 던지는 상대 투수들의 공을 보면서 다음 타석을 준비할 수 있고 그것이 타선이 좋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바로는 타점 능력도 있다. 20타점으로 최형우(21점)에 이어 채태인과 함께 팀내 2위. 득점권 타율이 4할5푼(20타수 9안타)이나 된다. 다른 팀의 외국인 타자가 절대 부럽지 않은 삼성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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