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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컨트롤이 아무리 좋아도 70% 이상은 안 들어갑니다."
찰리는 초구에 135㎞짜리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볼끝이 지저분한 찰리의 투구 특성상 체인지업도 공략하기 쉬운 공은 아니다. 게다가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는데 두번째 삼진 때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잇달아 나온 실책으로 인해 동점이 된 상황. 찰리는 초구부터 자신감 있는 공을 선택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다소 밋밋하게 들어갔다. 높은 체인지업은 타자에겐 좋은 먹잇감이 된다.
감독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 조계현 수석코치에게서 조쉬벨이 찾은 해법을 들을 수 있었다. 조 수석은 현역 시절 컨트롤이 좋은 투수로 꼽혀다. 그는 "컨트롤이 아무리 좋아도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는 게 70% 정도다. 요즘엔 40% 미만인 선수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구부터 5개의 공을 조쉬벨이 못 치는 코스로 던진다 치자. 네 타석이면 20구다. 그런데 20구 모두 그 코스로 던질 수는 없다"며 "어제 조쉬벨의 홈런이 딱 그렇다. 어제처럼 맞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 타자는 3분의 1만 이겨도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에버리지'의 기준점이 되는 수치는 타율 3할이다. 그만큼 타자는 불리하다.
모든 공을 쳐낼 수는 없다. 조쉬벨 역시 그런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타고난 힘 덕에 걸렸다 하면 홈런이 나오고 있는데 굳이 단점을 고치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다. 단점을 고치려다 장점까지 잃는 선수도 많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