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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와 민병헌.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팀타율 1위(2할8푼9리)를 이끈 주인공이다.
스윙스피드를 극대화하면서 낳은 결과물. 그가 얼마나 예리한 타격을 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준플레이오프에서 둘은 너무나 힘들었다.
사실 시즌 막판 흐트러진 타격 밸런스와 고질적인 발목부상, 그리고 익숙치 않은 4번 기용 등이 결합된 포스트 시즌 부진이다.
민병헌 역시 힘겹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두산 엔트리에 포함됐던 민병헌이다. 당시 준비가 되지 않았던 민병헌은 8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동안 16타수 2안타. 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 "포스트 시즌에는 희생이 중요하다"고 했다. 매우 좋은 마인드.
하지만 팀 플레이에 대한 의식이 너무 지나쳤다. 결국 극단적인 밀어치기를 의식하면서 타격 밸런스가 순식간에 흐트러졌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줬던 예리한 타격능력이 많이 무뎌졌다.
역시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다.
두 선수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또 한 차례의 기회가 왔다. 두산은 5차전 혈투 속에서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팀 타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두 선수가 침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현수는 마음의 부담감을 어느 정도 덜었다. 민병헌은 5차전에서 교체로 출전, 13회 2루타를 터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포스트 시즌의 부담감은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할 수 없다. 때문에 심리적은 압박감으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포스트 시즌 트라우마가 생기는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극복하면 더욱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가질 수 있다. 김현수와 민병헌은 그 갈림길에 서 있다. LG와의 서울 라이벌전.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