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일본 프로야구 투수 최다 연승기록이 56년 만에 경신됐다. 라쿠텐의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6)가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두면서 지난해 8월 26일부터 이어온 연승기록이 '21'이 됐기 때문이다.
관중석의 분위기도 달랐다. 보통 세이부돔은 홈 팀 세이부가 자리를 잡은 3루쪽부터 관중들이 들어가는데, 이 날은 라쿠텐쪽 응원석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긴장감은 1회말부터 찾아 왔다. 다나카는 세이부 1~2번 타자에게 각각 우전안타, 좌익선상 2루타를 내주고 무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가운데 클린업 트리오와 대결하게 된 다나카. 하지만 여기서부터 다나카다운 피칭이 나왔다. 3번 구리야마를 1루수 땅볼, 4번 아사무라를 루킹 삼진, 5번 아키야마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게임은 투수전으로 흘렀고, 양 팀은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경기가 팽팽하게 전개됐지만 라쿠텐 팬들은 "마군(다나카의 애칭)이라면 이길 것이다"며 안심하고 있었다 . 관중석에는 다나카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다 .
8회초 1-1의 동점 상황에서 라쿠텐이 2점을 뽑아 3-1로 앞서갔다. 다나카는 8회까지 5안타, 1실점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고, 9회에는 마무리 투수 라즈나가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라쿠텐이 3대1로 이기면서 다나카는 일본 신기록인 21연승을 기록했다.
다나카는 경기후 관중석을 보면서 "라쿠텐 팬들이 아주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고 했다. 이날 세이부돔을 찾은 관중은 2만9846명. 투수의 투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내야 지정석에 몰린 많은 팬들이 다나카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선발 투수의 이름을 보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과, 기대에 부응한 에이스. 31년 전 박철순이 기록을 세웠을 때도 이런 풍경이었을까. 22연승에 도전하는 다나카는 23일 지바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