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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싸움이 재미있게 됐어."
류 감독은 전날에도 "LG도 참 잘했지만, 우리가 도망을 가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번주 LG와의 2연전에서 기회가 있었지만, 1승1패로 균형을 맞추는데 그쳤다. 사실 삼성은 그동안 여름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년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원동력이었다.
2011년엔 중위권에 있다 6월 말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한 달동안 1,2위를 오가다 7월 말부터는 아예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해엔 더 심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면서 디펜딩챔피언 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6월 중순부터 4강권에 올라오더니 7월이 되면서 1위로 올라섰다. 역시 여름부터는 2011년과 마찬가지로 1위를 공고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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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은 패턴이 좀 달랐다. 5월부터 선두권으로 올라와 넥센과 선두싸움을 펼쳤다. 다소 빠른 페이스였다. 넥센이 온갖 악재로 추락하자 1위는 삼성의 몫이었다. 6월 9일부터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7월엔 여름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긴 했다. 7월 한달간 12승6패로 승률 6할6푼7리,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압도적 페이스는 아니었다. 2위 LG는 10승6패, 3위 두산은 11승6패로 마찬가지로 선전했다.
하지만 8월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17일까지 6승7패로 8월 승률 5위(4할6푼2리)에 불과하다. 반면 두산은 10승3패(승률 7할6푼9리), LG는 10승4패(승률 7할1푼4리)로 후반기 순위싸움 대반전을 이끌었다. 삼성은 SK(7승1무4패), NC(7승5패)보다도 좋지 않았다.
재미있다고 말은 했지만, 류 감독도 현재 판도가 크게 신경쓰이는 듯 했다. 특히 매일 선두 자리를 위협하는 LG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었다. 류 감독은 전날 도루를 하다 왼쪽 무릎을 다친 박용택의 상태를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넥센에 4대5로 패하면서 연승에 실패했다. 또다시 달아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LG가 KIA에 발목을 잡히면서 삼성은 승차 없는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삼성은 이번주 SK와 두산, 롯데를 차례로 만난다. 홈에서 4연전을 치르고, 부산 원정을 가는 일정으로 이동에 대한 부담은 적다. 하지만 세 팀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6위 SK는 마지막 반전을 꾀하고 있고, 두산은 놀라운 페이스로 선두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롯데 역시 4위 자리가 코앞이다. 과연 삼성이 재미있는 순위싸움에서 웃을 수 있을까.
포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