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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햄의 괴물신인, 오타니 쇼헤이(19)가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구원등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 경기에서 투수와 야수를 모두 경험하는 건 아마추어 야구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대개 부상의 위험이 있어 프로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방법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신인선수가 한 경기에서 야수와 투수로 모두 나선 건 지난 1968년 긴테스 버팔로스의 나가부치 요조 이후 45년만에 있는 일이다.
어찌 보면 상식 밖의 일이지만, 니혼햄 구리야마 감독이 오타니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는 있었다. 오는 23일 오릭스전 선발등판이 예정된 오타니의 등판간격이 길어지면서 컨디션 점검 차원의 등판이 필요했던 것.
오타니는 올해 타석에서 타율 2할7푼6리 2홈런 16타점을 기록중이다. 투타겸엽이 버거운지 최근엔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불펜에 대기하면서 타자로 선발출전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6회부터 투수 등판 지시를 받은 오타니는 7회초 수비를 마친 뒤 불펜에서 19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2-7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혼다 유이치에게 안타를 좌전안타를 맞고 폭투도 한 차례 범했지만, 추가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실점을 막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56㎞가 나왔다.
경기 후 오타니는 "구위는 물론, 투구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 공이 생각대로 잘 들어갔다"며 "내가 등판해서 투수 한 명이라도 쉬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같은 경험을 살려 다음에도 잘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