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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진짜 괴물? 45년만에 1G서 야수→투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8-19 11:54


니혼햄의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에서 45년만에
한 경기에서 투수와 야수를 모두 경험한 신인이 됐다. 사진=스포츠닛폰 본사 제휴

니혼햄의 괴물신인, 오타니 쇼헤이(19)가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구원등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오타니는 지난 18일 오비히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홈경기에 5번-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7회까지 기록은 4타수 1안타. 하지만 8회초 수비 때 오타니는 마운드에 올랐다. 전광판엔 '5번-우익수' 대신 '5번-투수'가 표시됐다.

괴물신인으로 불리며 데뷔한 오타니는 올시즌 '투타 겸업'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야수로 뛰다 마운드에 오른 건 처음이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선 구원등판한 뒤 좌익수로 자리를 옮겨 경기를 치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벤트 성격이 짙은 올스타전과 달리, 이번엔 정규시즌이다.

한 경기에서 투수와 야수를 모두 경험하는 건 아마추어 야구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대개 부상의 위험이 있어 프로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방법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신인선수가 한 경기에서 야수와 투수로 모두 나선 건 지난 1968년 긴테스 버팔로스의 나가부치 요조 이후 45년만에 있는 일이다.

어찌 보면 상식 밖의 일이지만, 니혼햄 구리야마 감독이 오타니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는 있었다. 오는 23일 오릭스전 선발등판이 예정된 오타니의 등판간격이 길어지면서 컨디션 점검 차원의 등판이 필요했던 것.

이날 경기 전까지 오타니는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1⅔이닝을 던지면서 2승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중이었다. 최근엔 선발 대신 불펜에 대기해왔다. 이날 오타니는 8회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등판으로 평균자책점은 4.68로 조금 내렸다.

오타니는 올해 타석에서 타율 2할7푼6리 2홈런 16타점을 기록중이다. 투타겸엽이 버거운지 최근엔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불펜에 대기하면서 타자로 선발출전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6회부터 투수 등판 지시를 받은 오타니는 7회초 수비를 마친 뒤 불펜에서 19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2-7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혼다 유이치에게 안타를 좌전안타를 맞고 폭투도 한 차례 범했지만, 추가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실점을 막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56㎞가 나왔다.


경기 후 오타니는 "구위는 물론, 투구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 공이 생각대로 잘 들어갔다"며 "내가 등판해서 투수 한 명이라도 쉬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같은 경험을 살려 다음에도 잘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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