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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은 1위 자리를 놓쳤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1위는 막강한 권하는 갖는 자리다. 한국시리즈 직행.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다 보면 1경기, 1경기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다. 때문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밑에서 올라오는 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삼성이 지난 2년간 그 사실을 잘 보여줬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외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LG라면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더욱 다급하다. 11년 만에 눈 앞에 온 가을잔치다. 그냥 가을잔치 초대를 받고 끝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왕 사고를 친 거 제대로 쳐야한다. 그러기엔 LG엔 불안요소가 많다. 선수들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없다. 타 팀에 비해 압도적인 원투펀치를 보유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1위를 차지해야 한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항상 "순위 싸움은 지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감독 2년차의 초보 감독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르게 보면 너무 오래 발톱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김기태 감독도 사람이다. 현재 상황에서 충분히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노려볼 만 하고, 또 그렇게 돼야 수월하게 시즌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은 승부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LG가 18일까지 치른 경기는 97경기. 이제 29경기 만이 남았다. 경기 수를 보면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타이밍. 하지만 LG는 조급하지 않다.
9월이 되면 확대 엔트리를 실시한다. 정규시즌 26명의 선수를 1군에 등록할 수 있는데, 9월에는 5명이 늘어난 31명의 선수를 등록할 수 있다. 프로야구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굉장한 일이다. 확대 엔트리를 통해 알차게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팀이 있는 반면, 큰 의미없이 선수를 보강하는데 그치는 팀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
LG의 경우는 어떨까. 전자로 보면 된다. LG의 경우, 특히 마운드를 볼 때 실력은 좋지만 엔트리 때문에 2군에 머물러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1군에 와도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 한동안 2군에 있다 최근 1군에 복귀한 임찬규가 그렇고, 신예 정찬헌, 이형종 등이 기다리고 있다. 좌완 최성훈도 마찬가지. 여기에 주키치를 아예 중간으로 돌릴 수도 있다. 타선도 부족한 포수쪽과 내야를 보강할 수 있다.
최근 분위기를 봤을 때 LG와 삼성의 1위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흘러갈 전망이다. 정말 극적으로 1~2경기 차로 운명이 갈릴 수 있는 분위기다. 그만큼 9월 마지막 승부가 중요하다. 일단, LG는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면 더욱 강력한 전력을 갖출 전망이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