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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칭찬, 후배를 춤추게 했다!'
한창 전날 경기를 복기하던 NC 김경문 감독이 결승타가 나오기 직전 덕아웃에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 감독은 "6회와 7회 찬스를 놓치고 8회 1사 2루에서도 권희동이 범타로 물러나며 또 다시 추가점을 못낼 것 같았다"며 "그런데 노진혁의 타석 때 덕아웃 뒷쪽에서 나지막하지만 조금은 나이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 세번이야 삼 세번. 칠 수 있어.' 뒤를 돌아보니 놀랍게도 손민한이었다"고 말했다.
노장 손민한은 주장 이호준과 더불어 팀내 투타의 최고참으로, NC의 어린 선수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이다. 손민한은 NC 합류 후 초반에 선발로 나서다 불펜으로 전환한 후 이날 경기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호준은 팀내 최다 타점에다 득점권 타율에선 4할2리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나이를 잊게 하는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매사 솔선수범하기에 당연히 후배들의 신망이 높다.
따라서 좀처럼 입을 떼지 않다가 갑자기 터져나온 손민한의 '응원'이 김 감독에겐 상당히 신선했음은 물론이다. 김 감독은 "민한이의 외침에 행동에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런 이 덕분인지 앞선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진혁이가 결승타점을 날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민한이와 호준이의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어제 호준이가 4타수 4안타를 날렸듯이 민한이가 등판하는 날에는 호준이도 유독 잘 친다"고 덧붙였다. 고참의 존재감, 신생구단 NC에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