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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무력한 타격, KIA 악순환 어떻게 끊을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21:49 | 최종수정 2013-08-16 07:02


벼랑끝에 몰린 KIA와 상승세의 두산이 15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만났다. 4대0 패배로 경기를 끝낸 KIA 선수들이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치르다보면 팀 사이클 자체가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투타의 동반하락보다는 선발, 중간계투, 타선, 수비 등에서 1~2가지 약점을 대두되면서 나머지 부분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강점이 약점을 메워주면 다시 좋은 사이클로 변모하기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강팀과 약팀을 가르는 기준이 생기기도 한다.

KIA는 7월 이후 8승18패. 완연한 하락세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선발진이 흔들리기도 했고, 중간계투진이 꾸준히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핵심 선수들의 잔부상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투타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으면서 KIA는 더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다.

이날은 타격이었다. 15일 광주 두산전. 두산은 타선은 리그 최고수준이지만, 여전히 선발과 중간계투진에는 문제가 있다. 이날 선발 데릭 핸킨스는 한국무대에 데뷔한 이후 3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8.35를 기록 중이었다. 한마디로 불안한 선발. 중간계투진 역시 마무리 정재훈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하지만 KIA 타선의 전반적인 기류가 이상했다. 무기력함이 깔려있는 듯 했다.

KIA 선발 서재응은 호투했다. 6회까지 2실점. 강한 두산의 타선을 고려하면 매우 준수한 수치였다.

그런데 타선에서 추격의 동력이 보이지 않았다. 1, 2회 삼자범퇴. 3회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종환의 우중간 2루타. 그런데 전혀 효율적인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주형의 유격수 앞 땅볼. 2루 주자가 움직일 수 없었다. 이홍구의 유격수 앞 땅볼 때 경험이 부족한 이종환이 3루까지 뛰다 비명횡사했다. 물론 2루 주자의 경우, 등 뒤로 날아가는 타구는 뛰는 게 정석. 하지만 타구가 너무 빨랐고, 경험이 풍부한 손시헌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벽한 주루미스.

이후 이용구의 우전안타와 김선빈의 볼넷이 나오면서 2사 만루. 여기에서는 최근 KIA의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반영하는 타격이 나왔다. 핸킨스는 확실히 흔들리고 있었다. 연속 볼 3개를 뿌렸다. 그리고 신종길은 신중하게 하나의 공을 기다렸다. 3B 1S. 여기에서 신종길은 결정해야 했다.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는 138㎞의 패스트볼. 그런데 신종길은 헛스윙을 했다. 정확한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순간적으로 망설인 부담감때문이었다. 결국 풀카운트에서 타격했지만, 2루수 앞 정면.


4회와 7회에는 연속 병살타가 나왔다. 한마디로 KIA는 스스로 흐름을 끊었다. 결국 세 차례 정도의 위기를 넘기며 2-0으로 앞서던 두산은 7회말 2사 이후 이종욱과 민병헌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4-0,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서재응은 결국 7회를 버티지 못하며 6⅔이닝 4실점을 했는데, 경기 흐름 자체가 너무나 압박감이 심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나름 호투한 투구내용이었다. 결국 타선의 무력감이 투수력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악순환의 모습을 이날 KIA는 보여줬다. 결국 8회에도 무사 1, 2루 상황에서 3번 신종길, 4번 이범호가 안타는 커녕 진루타도 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나지완 역시 평범한 내야 플라이.

이날도 두산의 중간계투진은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무력한 KIA의 타선이 승부처를 이겨내지 못했다.

KIA는 90경기를 치르며 41승2무47패로 7위다. 포스트 시즌 마지노선 4위 넥센과는 7게임 차다. 아직 38경기가 남아있다. 수치상 여전히 KIA의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점점 더 심화되는 KIA 내부를 둘러싼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반전은 쉽지 않다. 15일 경기가 끝난 뒤 몇몇 타자들은 광주구장에서 계속 배트를 돌렸다.

반전의 전환점이 언제 마련될까.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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