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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년 전과 비교해보니, 이래서 고전 중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8-16 11:41 | 최종수정 2013-08-16 11:41


지금의 롯데 자이언츠가 왜 고전하고 있는지는 1년 전과 비교해를 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2013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14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두산 민병헌이 7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 2루타를 치고 좋아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8.14/

2012년 롯데 자이언츠와 지금 롯데 자이언츠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겉으로 보면 사령탑과 코칭 스태프가 대폭 바뀌었다. 지난해 이맘 때 롯데는 4강권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롯데는 4강권 밖에 있다. 2013년 롯데는 현재 위기 상황이다. 피말리는 4강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점에서 6연패를 당했다. 벌어놓았던 승패 마진(승수에서 패수를 뺀 것)을 다 까먹었다. 15일 현재 딱 승률 5할이다. 승패 마진이 '0'이 됐다.

1년 사이에 롯데는 왜 이런 차이를 보이게 된 걸까. 현재 롯데의 여러 지표 중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게 평균자책점과 홈런수다. 팀 타율은 2할6푼대 초반으로 차이가 없다.

지난해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3.48이었다. 삼성(3.39)에 이은 2위였다. 롯데는 지난해 '양떼 불펜'이라는 수식어가 생겼을 정도로 막강한 중간 불펜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선발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지만 그걸 정대현 김성배 최대성 강영식 김사율 등이 기대이상으로 잘 버텨주었다.

올해 롯데는 더욱 마운드를 강화했다. 타자 홍성흔과 김주찬이 다른 팀으로 FA 이적하면서 보상선수로 투수 김승회와 홍성민을 선택했다. 마운드를 더욱 두텁게 해서 더 강력한 '지키는 야구'를 해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성적이 나오고 말았다. 롯데의 현재 평균 자책점은 4.07이다. 올해 국내야구가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임을 감안하더라도 롯데 마운드는 평균자책점이 너무 나빠졌다.

롯데는 현재 4~5선발이 고정돼 있지 않다. 누굴 올려도 불안하다. 중간 불펜과 마무리도 흔들리고 있다. 자주 1~2점차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일부에선 투수 기용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한다. 투수진을 운용하는 벤치에선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쁘다고 항변한다. 최근 롯데 불펜에선 블론세이브가 많다. 롯데는 최다인 19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현재 롯데 1군 불펜에는 평균 구속 150㎞ 부근을 찍을 수 있는 강속구 투수가 없다. 그나마 타자를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었던 최대성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롯데 1군 마운드엔 기형적으로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스로가 너무 많다. 마무리 김성배, 중간 불펜 정대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홍성민 이재곤까지 총 4명이다. 마운드가 안정 속에서 잘 돌아가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투수진이 불안한 가운데 이런 옆구리 투수가 많은 점은 엄청난 핸디캡이다. 상대가 좌타자를 많이 포진시키거나 대타로 좌타자를 올릴 경우 롯데 마운드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려워진다. 롯데는 최대성이 시즌을 조기에 접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성에 버금가는 파이어볼러로 불펜의 구색을 맞춰어야 한다.

롯데는 이번 시즌 92경기에서 홈런을 39개 쳤다. 2.35경기당 1개 꼴이다. 경기당으로 따지면 평균 0.42개를 쳤다. 따라서 잔여 경기를 고려하면 롯데의 이번 시즌 홈런은 50개를 조금 넘어설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지난해 홍성흔과 김주찬이 있을 때 롯데의 팀 홈런은 73개였다. 당시 홍성흔은 15홈런, 김주찬은 5홈런을 쳤다. 결국 둘이 빠져나간 만큼의 롯데 홈런 수가 줄었다. 둘의 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한화에서 영입한 장성호는 올해 3홈런을 쳤다.


롯데는 홍성흔과 김주찬이 빠져나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팀 홈런이 줄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롯데 타선은 큰 타구를 잘 때리지 못하고 있다. 타순 4번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시즌 내내 고민해왔다. 김대우를 키워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지금 1군 엔트리에도 없다. 현재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전무하다.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포수 강민호는 7홈런으로 팀내 최다다. 강민호의 높은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성적이다.

상대 투수들은 홈런의 공포가 덜 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공을 뿌릴 수 있다. 홈런이 준 롯데 타선은 더이상 상대 마운드에 위협을 주지 못한다. 단타를 집중적으로 몰아쳐 점수를 뽑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롯데는 올해 팀 역량을 마운드에 맞췄다. 그러면서 타선은 자연스럽게 무게감이 떨어졌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투수진이 지난해 보다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게 달라진 롯데가 4강 경쟁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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