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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비디오판독 확대, 오심 이대로 둘 수 없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8-16 08:35


심판도 사람이다. 그래서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영상 장비의 도움을 받아 오심을 줄여 나가는 게 맞다. 권위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그걸 원한다. KIA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30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1,2루 삼성 채태인의 헛스윙 삼진 판정에 대해 류중일 감독이 나와 심판진에 어필을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30/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16일(한국시각) 발표한 새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오는 11월 구단주 미팅에서 통과될 경우 2014시즌부터 적용된다. 통과되려면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녀의 말 처럼 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야구사에 역사적인 한 획을 그을 정도로 획기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큰 윤곽은 나왔다. 한 경기에서 최대 3번까지 감독이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구할 수 있다. 모든 플레이에 비디오 판독이 가능한 건 아니다. 사구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의 재량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야구에선 애매한 홈런성 타구만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그동안 비디오 판독의 확대 시행을 요구해왔다. 영상 장비의 발달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심판의 오심 판정을 안방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동안 심판의 권위를 우선시 해왔다. 심판도 사람이라 실수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로 보자는 의견도 팽팽했다. 하지만 분명한 오심이 안방까지 생중계될 때마다 팬들은 실망했다. 좀더 정확한 판정을 요구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영상 장비가 심판의 눈으로 잘 볼 수 없는 부분까지 미세하게 잡아내고 있다. 이러다보니 심판이 정확한 판단을 위해 그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심판의 권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제 뒷전으로 밀렸다. 팬들에게 좀더 정확한 판정을 보여주기 위해 변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축구도 결국 과학 기술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나온 골 판정 오심에 전세계 팬들이 실망하자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선 골 판정 여부에 과학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축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이고 오심이 있더라도 과학 기술 보다는 심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는 게 맞다는 주장을 펴왔었다. 하지만 명확한 오심을 전세계 시청자가 눈으로 확인하자 생각에 변화를 주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새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국내야구도 그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국내야구에서도 심판의 명확한 오심이 이슈가 됐던 적이 있다. 심판위원장이 바로 현장을 찾아 피해를 본 감독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오심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결국 지난 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새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상당수의 오심이 바로 잡힐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경기 승패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시행 여부가 확정될 경우 야구 역사에서 의미있는 변화임에 틀림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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