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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개선된 부분이 많다. 하지만 '2%'가 부족했다.
1979년 건립된 청주구장은 낙후된 시설과 배수 문제로 인해 프로야구를 치르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공사로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게 됐다.
관리가 되지 않아 불규칙바운드가 잦은 천연잔디 그라운드는 아예 인조잔디 공사를 했다. 여기에 7500여석에 불과했던 관중석은 1만500석으로 증설했다. 파울존에 익사이팅존을 신설한 것은 물론, 가족석과 커플석 등 다양한 좌석을 확충했다.
이처럼 많은 부분을 보완했음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원정팀에 대한 배려 부족이었다. 1루쪽 홈 덕아웃에 비해 3루쪽 원정 덕아웃은 천장이 낮아 선수들에겐 위험천만해 보였다. 13일 경기 때 NC 측은 천장에 테이프를 붙여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했다. 길게 늘어진 테이프가 먼저 눈에 띄어 충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덕아웃 한가운데엔 돌출된 부분이 있어 더욱 위험천만했다. 결국 보다 못한 김경문 감독은 임시방편으로 수건이라도 둘러 부상을 방지하라고 지시했다. 촌극이었다. 42억원을 들인 큰 공사에도 불구하고, 작은 부분에서 배려가 부족했다.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봤을 때 홈 덕아웃에선 그라운드에 굴곡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원정 덕아웃에선 마치 언덕을 보는 듯, 굴곡이 크게 보였다. 이는 분명 덕아웃 혹은 그라운드 인조잔디 공사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부분이었다.
또한 덕아웃 중간에 설치된 의자 역시 위층으로 올라갈 수 없게 배치돼 불편함을 줬다. 선수들은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힘겹게 의자를 넘어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이는 1루와 3루 모두 마찬가지였다.
재밌는 점은 덕아웃 내부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 부분이었다. 천장에 붙은 시스템에어컨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전에 실내였던 공간에 설치된 에어컨으로 작동은 되지 않았다. 폭염 속 입맛만 다시게 만든 에어컨이었다. 한화나 NC나 '2%가 아쉽다'는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청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