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잠실 두산-롯데전. 경기 전 연습하던 민병헌은 "오늘은 스타팅에서 빠졌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두산의 간판타자 김현수가 갑작스러운 엉치 근육통으로 5회 수비 도중 교체됐다. 민병헌이 김현수를 대신했다. 3번 타자 겸 우익수.
1-3으로 뒤지던 6회. 민병헌은 1B 1S에서 121㎞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15m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러자 두산은 정수빈 대신 최재훈을 대타로 내세웠고, 롯데는 다시 정대현을 투입했다. 그러자 두산은 오재일을 다시 타석에 세웠다. 롯데 벤치는 오재일에게 고의4구를 지시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민병헌과 대결하겠다는 의미. 그러나 기세가 오른 민병헌은 만만치 않았다.
좌선상 2루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교체로 나선 상황에서 만점활약. 두산은 최준석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상황에서 홍성흔의 중전안타로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5-4 역전. 그런데 또 다른 반전이 남아있었다. 롯데는 8회 황재균과 손아섭의 적시타로 6-5,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8회말 두산은 또 다시 날카로운 반격을 했다. 양의지의 볼넷과 오재일의 우선상 적시타로 동점. 그리고 다시 타석에 민병헌이 들어섰다. 민병헌은 기어이 롯데 마무리 김성배에게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타를 터뜨렸다. 김현수의 교체선수로 출전해 3타수3안타, 결승타점을 포함한 개인 최다 4타점.
걸출한 야수들이 많은 두산의 저력을 보여주는 민병헌의 만점활약이었다.
이날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불안했다. 2이닝 3피안타 2실점을 한 뒤 타구에 발목을 맞고 조기교체됐다. 하지만 민병헌의 '원맨쇼'로 결국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롯데를 6대5로 제압하고 기분좋은 2연승을 달렸다. 51승2무40패로 단독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2위 LG와는 4게임 차. 갈 길 바쁜 롯데는 45승2무44패(5위)로 4위 넥센과의 승차가 3게임으로 벌어졌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