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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에 머문 시간. 단 하루였다.
LG는 14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주키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주키치 대신 임찬규를 1군에 불러올렸다.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되자 LG 김기태 감독은 "어제 경기를 보셨겠지만…"이라며 복귀전의 부진투가 원인임을 암시했다. 13일 삼성을 상대로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주키치는 선발 4⅔이닝 동안 10피안타 4사구 3개로 9실점(8자책)하며 크게 무너졌다. 국내 무대 데뷔 3년만의 최다 실점. 타선이 초반에 무려 12점을 지원했지만 벤치를 안심시키지 못했다. 제구도 흔들렸고, 특유의 변화구 각도도 예리하지 못했다.
이번 복귀전만큼은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었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검토하다가 고심 끝에 '지난 2년간의 공로'를 감안해 내린 주키치 잔류 결정. 몸과 마음을 추스를 충분한 시간도 부여했다. 하지만 회복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직을 떠나 1군에 머물 수 있는 구위가 아니었다. 불펜 전환 조차 쉽지 않은 상황. 결국 코칭스태프의 결정은 1군 제외 밖에 없었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올시즌 4번째 1군 엔트리 제외. 에이스에서 졸지에 '계륵' 신세로 전락한 주키치. 앞으로의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취재진의 질문에 김기태 감독도 난감한 듯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내 정색 모드로 돌아온 김 감독은 "일단 8월말까지는 현재 선발진이 큰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다"며 "9월 엔트리가 늘어날 때쯤 한번 보기로 하죠"라며 여지를 남겼다. 보름 이상 남은 기간. 최후의 몸부림을 통해 정상 회복을 도모해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과연 주키치가 LG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현재로선 예측이 힘들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