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의 오드아이'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선발 맥스 슈어저(29)가 빅리그 역사상 27년 만에 개막 12연승을 질주했다.
슈어저는 양쪽 눈동자의 색깔이 서로 다른 '홍채이색증'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래서 왼쪽 눈동자는 갈색이고, 오른쪽 눈동자는 파란색이다. 이른바 '오드 아이'인 셈이다. 이 특이한 외모의 소유자는 올해 뛰어난 구위 못지않게, 강력한 승운을 얻고 있다. 독특한 외모만큼 독특한 행운이 따라붙은 것이다.
시즌 첫 선발이었던 4월 7일 뉴욕 양키스전부터 행운이 시작됐다. 당시 슈어저는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2볼넷 7삼진으로 4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 타선도 대폭발한 덕분에 8대4로 이겨 첫 승을 따냈다.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는 각각 6이닝 2실점(1자책)과 8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해 행운이 사라진 듯 했다.
이때부터 등판할 때마다 내리 4승을 추가한 슈어저는 5월 16일 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또 위기를 맞는다.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 3볼넷으로 5실점이나 했다. 그러나 5-6으로 뒤진 6회말 팀 타선이 1점을 뽑아내며 극적으로 패전 위기를 벗어났다. 이 경기에서는 디트로이트가 결국 5대7로 졌지만, 슈어저는 승패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타선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슈어저는 이후 9차례의 등판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8승을 따내고 있다. 29일 탬파베이전에서도 최고 97마일(156㎞)의 강속구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섞어던지며 탬파베이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지난 2008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슈어저는 2009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나서며 9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해 말 트레이드를 통해 디트로이트로 소속을 옮겼다. 애리조나로서는 속쓰린 트레이드다. 슈어저가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뒤 기량을 만개했기 때문이다.
2010년 12승(11패)으로 첫 두자리 승리를 따낸 슈어저는 매해 개인 최다승을 경신 중이다. 2011년에는 15승(9패)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16승(7패)으로 맹활약했다. 이어 올해에는 이미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만 12승을 거둬 2010년 시즌 전체 승리와 타이를 이뤘다. 이 기세로라면 시즌 20승 달성이 무난해보인다. 과연 슈어저가 연승 흐름을 이어가 데뷔 첫 20승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아니 그에 앞서 과연 슈어저의 '무패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더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