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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로서는 통한의 조명타구. 두산에게는 행운이었다.
3회 김재호의 2루타와 이종욱의 볼넷으로 얻은 2사 1, 3루 상황에서 김현수의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가 터졌다. 4회에는 오재원 이원석의 시즌 8호, 통산 724호 랑데뷰 홈런이 터졌다.
두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면. 4-1로 두산의 리드.
마운드가 안정을 찾자 NC는 반격에 성공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타격의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점"이라고 걱정했지만, 충분한 뒷심이 있었다.
노진혁의 내야 번트안타와 김태군의 우전안타로 맞은 무사 1, 3루 찬스. 김종호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노진혁이 홈을 파고 들었다. 하지만 아쉬웠다. 두산 2루수 오재원은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송구, 이후 1루 주자 김태군이 협살에 걸렸다. 두산은 1점을 내줬지만, 더블아웃을 잡아냈다.
하지만 NC는 끈질겼다. 모창민의 볼넷. 그리고 괴물신인 나성범이 최근 부진을 딛고 결정적인 홈런을 날렸다. 이날 두산 선발 올슨은 6이닝 8탈삼진을 기록했다. NC 타자들은 올슨의 주무기인 낙차 1m의 각도 큰 슬러브에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떨어지는 슬러브를 그대로 통타,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115m 투런 동점홈런을 날렸다.
기세가 오른 NC는 6회에도 조영훈의 중전 적시타로 5-4, 1점 차로 앞서갔다.
그런데 엄청난 불운이 NC에 기다리고 있었다. 8회 두산은 대타 민병헌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대타작전이 성공했다. 그러나 NC 필승계투조 임창민은 김현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2사 2루 상황에서 두산 오재일이 엉덩이를 빼며 친 타구의 코스가 괜찮았다. 일정 정도의 스피드를 유지하며 좌익수 앞으로 향했다.
NC 좌익수 권희동의 상황판단은 재빨랐다. 그대로 대시하며 타구 앞으로 질주했다. 그런데 갑자기 타구는 권희동 바로 앞에서 조명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조명의 높이가 낮은 마산구장의 특성상 자주 나타나는 현상. 권희동이 슬라이딩하면서 잡으려는 찰나 사라졌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타구는 권희동의 글러브 밑으로 떨어지며 그대로 펜스 쪽으로 굴러나갔다. 조명타구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경험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비수 바로 앞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아무리 노련한 외야수라도 포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두산으로서는 행운이었다.
결국 두산은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홍성흔은 볼넷. 오재원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결정적인 우중간 2루타를 쳤다. 결승타였다. 결국 NC는 불운에 울었다. 두산으로서는 행운을 제대로 연결시킨 값진 승리였다. 결국 두산은 6대5로 승리했다. 5연승(두산), 5연패(NC)를 가른 조명타구였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