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3개 구단 마케팅 담당 부장들이 목동과 잠실, 인천문학구장을 찾았다. 지난해 부산, 대구구장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 구단들의 마케팅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두번째 의문점에 대한 답은 일본 프로야구의 현황과 관련이 있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는 관중수가 정체돼 있거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3개 구단의 마케팅 부장들은 지난 몇 년 간 관중수가 늘었고, 특히 여성팬들이 많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일본의 문제 해결을 위한 힌트를 얻고자 한 것이다.
이들은 각 구단의 단장, 마케팅 담당자를 만날 때마다 감탄을 연발했다.
잠실에서 LG가 여대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부장은 "우리는 야구룰을 당연히 알고 있는 중년 마니아 팬이 관중의 중심인데, 여대생을 새로운 타깃으로 정하고 야구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들은 SK가 진행하고 있는 'SQ(Sports Quotient)', 스포츠를 통한 지역학생 대상 인성교육 시스템을 접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SK 구단 관계자로 부터 설명을 듣고 현장을 지켜본 이들은 "일본에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시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구단으로서 아주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일본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마케팅팀이 경기 전에 팬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선수쪽 경기준비 때문에 못 하는 케이스가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선수 출신인 민경삼 SK 단장이 "일본 선수들의 입장도 100% 이해가 된다. 이기는 것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서로 잘 조율을 해야 한다. 우리 팀은 이 부분에서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하자, 일본 구단 마케팅 부장들은 "우리쪽에는 그런 마인드가 없다"며 아쉬워 했다.
일본 구단 관계자들은 "솔직히 말하면 일본 구단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어도 한국에서 배워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런 생각은 자만심인 것 같다"고 했다.
향후 일본 야구장에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익숙한 팬서비스,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까. 이런 장면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이번 같은 교류의 성과물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