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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퓨처스리그 서울경기가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5-06 18:11


지난 1일 열린 퓨처스리그(2군) 두산-롯데전. 경기도 성남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평일 오전 11시에 열렸는데도, 40여명의 관중이 찾았다. 관중들은 "집에서 가까워 경기를 보러 왔다"고 했다.

두산의 2군 연습장인 이천 베어스필드는 지금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이 공사 때문에 두산 2군은 홈경기를 상무구장에서 치르고 있고, 훈련은 한양대, 중앙대 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구단으로선 불편한 상황이지만, 서울 주변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팬들은 "성남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볼 수 있어 반갑다"고 한다.

하지만 상무야구장도 8월 쯤 경북 문경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SK는 인천 강화군, LG는 이천에 연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이후에는 고양 원더스와 경찰을 제외하면 서울 근교에서 퓨처스리그를 보기 어려워 진다.

2군이 좋은 시설에서 훈련을 할 수 있기에 훈련장 이전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반면, 팬들은 경기를 볼 기회가 줄어든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 모두 2군 경기를 보러가는 팬의 마음은 거의 비슷하다. 좋아하는 팀의 선수를 가까운 곳에서 보기 위해서다. 젊은 선수의 성장을 확인해보고, 재활훈련 중인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2군 구장을 찾는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1군 경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 이런 팬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1년에 몇차례 1군 홈구장에서 2군 경기를 개최한다. 주로 1군이 사용하지 않는 평일의 낮경기로 치러지지만, 여름 방학 때는 1군 경기 처럼 야간경기로 열릴 때가 있다. 지난해 요미우리가 8월 15과 16일 지바 롯데와의 2군 경기를 도쿄돔에서 오후 6시에 개최했다. 세이부는 8월 8일 요코하마 DeNA전을 오후 6시에 열었다.

왜 구단은 2군 경기를 야간경기로 치르는 걸까. 일본 프로팀의 한 프런트는 "1군에서 볼 수 없는 젊은 선수들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평상시 보다 직접적인 팬서비스를 위해 경기를 진행한다. 1군 경기 보다 입장료가 싸기 때문에 중앙지정석 등 1군 경기 때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좋은 좌석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팬들이 야구를 가깝게 느끼게 되고, 우리 팀을 사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 구단 프런트에 따르면, 1군 홈구장에서 2군 경기를 하면 수익면에서 적자라고 한다. 하지만 2군을 운영하는 목적과 같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2군 경기를 1군 구장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예전에 2군 경기를 잠실구장 월요일 야간경기로 치른 적이 있다. 서울 근교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점점 즐기기 어려운데, 서울에서 2군 경기를 개최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게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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