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세상을 떠난 조성민 전 두산 2군 코치에 대해 일본언론도 안타까워하며 크게 보도했다. 7일자 1면과 2면에 조성민을 다룬 닛칸스포츠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스포츠신문이 비보를 크게 다뤘다.
1998년 요미우리 입단 3년차였던 조성민은 전반기에 3완봉을 포함한 7승을 올리면서 감독추천으로 올스타에 뽑혔다. 영광의 무대인 올스타전에서 조성민은 오른팔이 아픈데도 공을 던졌고, 그 후 오랫동안 재활치료와 재활훈련을 해야 했다.
조성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날은 조성민에게 비극적인 날이었다. 조성민이 등판한 8회말 센트럴리그는 2-3으로 뒤지고 있었다. 아무리 아파도 한 이닝만 던지면 9회초에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센트럴리그는 9회초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센트럴리그는 9회말에 수비를 해야했다. 그 해 올스타전은 연장전 제도가 없었다. 센트럴리그 불펜에는 몸을 푸는 투수가 없었다. 센트럴리그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당연히 조성민이 9회말에도 던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조성민은 던지고 싶지 않아도 던져야 하는 분위기였다.
조성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세가지가 후회된다고 했다. "첫째는 팔꿈치가 아프다고 말하고 쉬었어야 했고, 둘째는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셋째는 조금이라도 빨리 던질 수 없다는 걸 강하게 말했어야 했어요."
조성민에게 '악몽의 올스타'였던 1998년 여름의 기억. 하지만 조성민은 그 때를 웃으면서 뒤돌아 보았다. "일본에서 많은 고생을 한 것이 코치로서 플러스가 됐어요. 못 하는 선수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14년 전의 비극을 '경험'이라고 말했던 조성민.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때 비극이 없었으면 조성민의 야구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