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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야수 박한이(33)의 2012시즌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했던 목표는 골든글러브였다.
박한이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면서 "총각일때 두 번 받았는데 아내의 내조를 받고 더 잘해야 하는데 부진해 계속 미안했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2009년 12월 탤런트 조명진과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공채 탤런트 출신인 조명진은 전도유망한 연예인이었다. 하지만 박한이와 결혼 이후 첫 딸(수영)이 태어났다. 아내는 남편의 뒷바라지와 딸을 키우느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잠시 접어뒀다. 박한이는 아내의 그런 희생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꼭 골든글러브 같은 최고의 상으로 조금이라도 보상해주고 싶은 것이다.
골든글러브 선정 투표는 지난 9일 끝났다. 결과는 11일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나온다. 박한이와 함께 외야수 부문에는 총 9명이 올랐다. 상위 득표자 3명이 수상한다. 롯데 손아섭, LG 박용택, 두산 김현수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박한이는 2013시즌을 무사히 마칠 경우 두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지난 2009시즌 뒤 FA를 선언했지만 반응이 싸늘했다. 삼성과 우선 협상이 결렬됐고, 시장에 나왔지만 타 구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결국 2010년초 삼성과 2년간 최대 10억원이라는 실력과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계약을 하고 말았다.
박한이는 올해 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 가족에게 아빠도 야구를 잘 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그 시작이 이번 골든글러브 수상부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