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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아이 에이지 코치(43)는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를 투수 왕국으로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를 국내야구판으로 부른 건 선동열 KIA 감독(49)이었다. 선 감독이 삼성 사령탑 시절 그는 삼성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둘은 과거 일본 주니치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선 감독은 마무리 역할을 했고, 오치아이는 불펜 승리조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떠날 때를 알았다. 삼성 마운드는 자타공인 국내 최강이다. 그가 있었던 3년 동안, 삼성은 2000년대 후반 흔들렸던 마운드가 안정을 되찾았다. 아팠던 투수들이 모두 돌아왔다. 동갑내기 김태한 투수코치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은 전문 분야가 아닌 마운드 운용에 있어 오치아이와 김태한 코치에게 많은 부분을 맡겼다. 최종 결정은 감독이 했지만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로테이션 조정 등을 투수 코치들에게 많은 부분 일임했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해졌다. 2012시즌 초반 삼성이 7위까지 떨어지며 흔들릴 때 류 감독은 조급했다. 그래서 조금은 무리한 투수 기용까지 구상했지만 두 코치의 기다려야 한다는 만류를 받아들였다. 그때 무리하게 불펜을 가동했더라면 누군가 일찍 팔에 고장이 났을 거라는게 중론이다.
삼성 투수들은 오치아이와 김태한 두 명의 코치를 많은 부분 믿고 따랐다. 그런데 오치아이가 떠났다. 앞으로 김태한 코치가 투수 부문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그의 자리는 불펜에서 류 감독의 옆으로 바뀐다. 대신 김태한이 있던 자리에는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가 투수 코치로 변신할 예정이다.
오치아이는 감독(2억원)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던 특별한 사람이었다. 그는 치밀한 계산과 준비로 마운드를 물흐르듯 돌렸다. 그는 "이제 삼성 투수들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한 김현욱 두 코치의 호흡이 중요하다. 김태한 코치가 1년 선배다. 김태한 코치는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에 뛴 후 2002년 SK로 이적, 2003년 선수 은퇴했다. 김현욱 코치는 1993년 삼성에서 뛴 후 쌍방울을 거쳐 1999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2004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일부 삼성팬들은 오치아이가 떠난 걸 무척 그리워 한다. 김태한 김현욱 두 코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2013년 삼성 마운드가 잘 굴러가면 오치아이는 추억 속 인물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치아이에 대한 향수는 더 길게 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