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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 청신호? 경쟁자들의 거취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1-21 09:15 | 최종수정 2012-11-21 09:15


류현진이 16일 미국 오렌지 카운티 뉴포트 비치의 스캇 보라스 사무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LA=이사부 기자



류현진(25)과 LA 다저스의 숨막히는 줄다리기는 시작됐다.

류현진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20일(한국시각) 다저스 구단 측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입단협상 테이블을 펼쳤다.

독점협상 마감일은 다음달 11일까지다. 류현진이 다저스 입단에 성공하느냐 여부를 결정짓는 데에는 중대한 걸림돌이 있다.

어쩌면 류현진 측의 자체 협상력보다 더 중요한 외부요인이다. 이른바 류현진의 입단 경쟁자들이 그것이다.

류현진의 경쟁자는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7·뉴욕 양키스)와 잭 그레인키(29·LA 에인절스)가 가장 유력하다.

이들은 다저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대다수 팀들이 영입하고 싶어하는 특급 선발자원들이다.

다저스가 윈터미팅(12월 4∼7일) 이후에 류현진의 입단 여부를 최종 결정짓겠다고 경계선을 긋고 나선 것도 이들과 무관치 않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가 구로다와 그레인키를 영입하는데 성공할 경우 류현진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2573만달러(약 280억원)의 거액 포스팅 금액을 제출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류현진의 연봉을 하향 산정할 공산이 크다.

심지어 다저스가 또다른 선발투수 영입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류현진을 한국으로 되돌려 보내고 2573만달러를 돌려받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구로다와 그레인키의 거취가 류현진의 거취까지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류현진의 같은 아시아권 라이벌인 히로키가 다저스의 사정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21일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 NBC 스포츠 등에 따르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히로키가 양키스에 잔류하던지, 아니면 고국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히로키는 두 딸의 교육문제 때문에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해서 LA 에인절스나 다저스에 입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히로키는 양키스와 연봉 1500만달러(약 162억원)에 1년을 더 뛰기로 사실상 결정했으며 공식발표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 히로키가 1년 이상 계약을 원하는 다른 팀도 있었지만 양키스에서 1년만 연장을 선택한 것은 적지 않은 나이도 있는 데다 내년 시즌 이후 일본으로의 금의환향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레인키를 둘러싼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레인키는 현 소속팀 에인절스를 비롯해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로부터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러브콜을 받아온 스토브리그 대어다.

그런 그에게 경쟁자가 더 늘었다. 스포츠 전문매체 블레처리포트는 '기존 3개 팀 외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비롯한 5개의 다크호스 등 총 6개팀이 그레인키에게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으니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레인키는 계약기간 6년에 연봉 1억5000만달러(약 1630억원)의 천문학적인 몸값을 요구해왔다. 이 금액만 해도 다저스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닌데 경쟁자가 늘어날 수록 그레인키의 몸값이 더 오를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만큼 류현진의 입단협상 과정이 상대적으로 순탄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높아질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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