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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다르빗슈는 1995년 노모를 넘을 수 없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9-04 11:21


1997년 11월 박찬호장학회 설립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노모(왼쪽). 스포츠조선 DB

노모 히데오와 마쓰자카 다이스케.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든 것을 이루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일본인 투수다.

1990년 긴테쓰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은 노모는 18승(8패)를 거두며 퍼시픽리그 신인왕과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노모는 1990년부터 4년 연속으로 다승과 탈삼진 1위에 올랐다. 탈삼진 능력도 발군이었지만 1990년 21번, 1991년 22번, 1992년 17번, 1993년 14차례 완투를 기록할 정도로 구위가 좋고 지구력이 뛰어났다. 1994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쉰 노모는 1995년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일본야구의 메이저리그 개척자로 불리는 노모도 시작은 마이너리그에서 였다.

빅리그 첫 해 13승(6패), 탈삼진 236개(1위)를 기록하며 '노모 신드롬'을 일으킨 그는 일본 프로야구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인왕이 됐다.

마쓰자카는 고교시절부터 괴물로 불렸다. 요코하마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8년 여름 고시엔대회 오사카 PL학원전에서 연장 17회 완투승을 거두는 괴력을 보였다. 당시 투구수가 무려 250개였다. 1999년 세이부 라이온즈에 입단한 마쓰자카는 첫 해 16승, 2000년 14승, 2001년 15승을 기록, 3년 연속 퍼시픽리그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노모와 마찬가지로 마쓰자카도 신인왕 출신이다.

세이부에서 8시즌 동안 108승(60패)을 거둔 마쓰자카는 2007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다. 데뷔 시즌 15승(12패)에 탈삼진 201개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했다.

개척자 노모와 마쓰자카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투수 계보를 잇는 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의 다르빗슈 유다.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으로 세 차례 탈삼진 1위에 올랐던 다르빗슈는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텍사스는 다르빗슈 영입을 위해 1억달러가 넘는 돈을 내놨다.


WBC 일본대표로 나선 다르빗슈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메이저리그 첫 해 다르닛슈는 노모와 마쓰자카를 넘을 수 있을까.

기록에서는 데뷔 시즌 노모와 마쓰자카와 어깨를 견줄만 하다. 다르빗슈는 4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째(9패)를 거뒀다. 1995년 노모의 13승을 넘었고, 2007년 마쓰자카의 15승에 1승을 남겨놓고 있다.


다르빗슈는 25경기에 나서 8게임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메이저리그 신인으로는 4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라고 한다. 노모는 1995년 11차례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캔자스시티전에서 6탈삼진을 추가한 다르빗슈는 시즌 통산 18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시즌 다르빗슈가 선발 등판이 가능한 경기는 6게임 정도.

2007년 마쓰자카가 기록한 탈삼진 201개는 물론, 1995년 노모의 236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르빗슈를 일본인 투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4일 현재 다르빗슈의 평균자책점은 4.29.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중 65위다. 4점대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의 막강 타선의 도움이 있었기에 14승이 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팀 타율이 2할7푼8리로 1위, 팀 홈런이 167개로 공동 5위, 팀 장타율이 4할5푼1리로 2위다. 4일 캔자스시티전에서도 텍사스 타선은 홈런 5개를 앞세워 8점을 뽑았다.

노모는 1995년 평균자책점 2.54로 전체 3위에 랭크됐다. 투수로서 능력만 놓고 보면 다르빗슈가 노모보다 한참 아래라고 봐야 한다. 한편, 마쓰자카는 2007년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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