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KIA-한화전에서 사인 훔치기 논란이 화제가 됐다.
사인 훔치기의 수법에 대해 그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주자나 주루코치가 포수의 사인을 알아내면 그걸 타자에게 전달합니다. 포수의 사인은 2루 주자가 아니더라도 크게 리드할 경우 1루 주자도 보일 때가 있어요. 가령 타자가 바깥 쪽 변화구를 여유있게 쳐다만 보고 있을 때는 사인을 훔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요. 반대로 타자가 간단하게 스탠딩 삼진을 당해 버렸을 때도 사인 훔치기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치가 구종을 알아냈다고 사인을 줘서 타자는 자신있게 쳐다만 봤는데 실제로는 다른 구종이 들어와버린 거죠."
반면에 그 코치가 소속됐던 팀도 사인 훔치기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에 대해 그는 "경기전 미팅에서 주장이 '우리는 사인 훔치기를 하지 말자'라고 했어요. 하지만 조직적으로 하지 않아도 전달 방법에는 여러가지 있기 때문에 개개인이 할 수도 있지요."
상대 팀의 사인이 보였다고 해도 모든 것이 사인 훔치기로 연결되진 않는다. 그것은 상대 투수의 버릇을 간파하는 것처럼 해석이 필요한 기술중의 하나다. 하지만 어쨌든 그것을 경기중에 전달한다면 위반행위가 된다.
또 실제로 사인 훔치기를 하지 않아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상대 투수를 흔들리게 하는 케이스도 있다. 한 일본인 투수는 경기중에 심판에게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상대 1루 코치가 평상시에 있어야 되는 라인 보다 아주 뒤쪽에 서 있어요." 그 투수는 사실 상대 팀을 견제한다는 의미로 항의를 했지만 공격하는 팀에서 볼 때는 투수가 평정심을 잃고 다른 것에 신경을 쓴다면 작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증언한 일본인 코치는 이렇게 덧붙인다. "사인 훔치기를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먼저 훔치기에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사인을 노출시키지 않는 것 또한 포수의 기술이니까요."
시즌 막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면 사인 훔치기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사인 훔치기, 거기에는 사실 프로의 의지와 기술이 숨어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