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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예전의 어깨가 아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18:37


14일 부산 롯데전에서 선발등판한 김광현의 경기장면.
부산=김경민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예전의 어깨가 아니다"

SK 김광현의 냉정한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그는 15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공이 예전만 못하다. 복귀 초반 연승을 달렸던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왜 안되지'라고 자책을 너무 많이 했다.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예전의 내가 아니다

그는 14일 롯데전 선발등판, 5이닝동안 5개의 삼진을 낚으며 6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우천으로 인한 두 차례의 경기중단때문에 77개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투구내용은 좋았다. 최고 152㎞의 패스트볼 구속이 나왔다. 투구 밸런스도 부상 복귀 이후 가장 좋았다. 2실점도 아쉬웠던 부분. 3회말 2사 2, 3루의 상황. 강민호와의 대결. 0B 2S에서 던진 공이 한 가운데로 들어갔다.

3루 주자 김주찬이 홈스틸을 할 것이라고 착각, 그 영향을 받아 나온 실투였다. 김광현은 "결과적으로 내 책임이다. 볼을 던지기 직전 3루 주자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유인구를 던지려고 준비했었는데, 엉겁결에 던진 공이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고 했다.

하지만 김광현에게 더욱 아쉬운 것이 있다. 그는 "확실히 예전의 어깨상태가 아니다.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이날 "김광현의 볼끝이 아직 예전의 위력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29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등판 이후 7개월동안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을 해왔다. 6월2일 복귀한 뒤 4연승을 달렸지만, 지난달 1일 이후 또 다시 어깨부상으로 26일 동안 마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복귀했지만, 들쭉날쭉한 피칭이 이어졌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법

그는 답답하다. 김광현은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리 전력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못할 때가 많다. 예전에는 잡아야 할 타자에 대해서는 정면승부로 돌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150㎞대 패스트볼의 구속은 5~6㎞ 떨어진 상태. 어깨가 약해지다 보니 구위 자체의 위력도 감소됐다.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상황.

김광현은 이런 간극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LG전에서 5이닝 5안타 4실점(2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는 5⅓이닝 4안타 3실점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8일 삼성전에서 5⅔이닝 8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마음은 예전과 같은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다보니 투구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8일 삼성전 이후 그는 욕심을 버렸다.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전력을 다해 던졌다"고 했다.

결과는 괜찮았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정신적인 강인함을 키워갈 단계를 차곡차곡 밟고 있다.

아직 김광현이 완벽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어깨가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복귀했지만, 예전의 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강한 어깨 근력을 만들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지금 이 상황도 재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광현에게 잃는 것만 있는 올 시즌은 아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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