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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용덕한 보낸 두산, 그 뒤엔 최재훈이 있었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6-18 11:13 | 최종수정 2012-06-18 11:14


지난 17일 두산 용덕한과 롯데 김명성의 맞트레이드가 발표됐다.이 트레이드는 양 팀의 약점을 보강한 아주 의미있는 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산에겐 팀내에서 유일한 30대 포수로 경험이 많은 용덕한을 내보내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대신 최재훈이라는 백업포수의 존재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된 배경이 됐다.

그 최재훈을 일본인 코치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명포수 출신인 두산의 이토 수석 코치는 최재훈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뻔뻔스러운 성격의 선수입니다." '뻔뻔스럽다'는 말은 흔히 나쁜 의미로 들리기 쉽지만 이토 코치는 그런 뜻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제가 보기에 한국 선수들은 묻고 싶은 점이 있어도 나이차가 있는 코치에게 말을 거는 것이 부끄러워서 가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재훈은 그렇지 않아요."

경기 전 훈련 때 보면 최재훈이 이토 코치에게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면 약간 실례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데 포수에게는 그런 성격이 필요하다는 게 이토 코치의 말이다.

"뻔뻔스러운 성격답게 흥미로운 투수 리드를 보여줍니다. 타자를 잘 관찰한 뒤 타자의 생각과 정반대의 볼배합을 하지요. 또 강한 어깨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최재훈이 마스크를 썼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토 코치에게서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 최재훈이지만 아직 완전한 신뢰를 얻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최재훈은 아직 너무 쉽게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고생을 하고 성장의 길을 걸어야겠지요."

최재훈의 성장에 대해 코마키 유이치 배터리코치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5월 불펜코치에서 배터리코치로 보직 변경된 코마키 코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보람 있지만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포수들이 공 한 개마다 덕아웃을 봅니다. 최재훈도 마찬가지에요. 일본에서도 덕아웃에서 포수에게 사인을 낼 때가 있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와 같은 위기 상황에만 한정됩니다. 최재훈도 자꾸 덕아웃을 쳐다보지만 저는 항상 사인을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최재훈이 덕아웃을 볼 때 코마키 코치가 머리를 가리키며 '스스로 생각해 봐라'는 포즈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이토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생각해서 볼배합을 하지 않으면 성공과 실패 사례를 기억할 수 없습니다. 이기기 위해 코치가 지시를 내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선수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을 때가 20대 초반이었고, 팀의 투수들을 다 선배들이었어요. 그래서 어느 투수와 배터리를 해도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경기를 통해서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이토 코치. 최재훈에겐 지금 한층 더 소중한 기회가 온 셈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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