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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잘 하는 가수 윤하마저 '잠실구장의 함정'에 빠져 곤욕을 치렀다.
곧이어 윤하는 무반주로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몇소절 부르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음이탈이 생겼다. 마치 '전조'라도 하듯, 갑자기 코드가 바뀌었다. 침착한 표정을 잃지 않았지만, 윤하도 당황했던 것 같다. 잠시 후에는 박자가 느려졌다 빨라졌다를 반복했다. 이후에도 음정이 몇차례 불안했다.
'가수들의 지옥'인 잠실구장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잠실구장의 무반주 독창은 베테랑 가수들마저 떨게 만든다. 노래 부르는 걸 고려한 음향시설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즈음 애국가를 부른 가수 바다 역시 "하울링이 심해 힘들었다. 박자나 음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하고 불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잠실구장에 초청된 가수 김범수가 애국가를 부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부분을 '대~(실수를 지각한 뒤) 느님이 보우하사'로 잘못 부르기도 했다. 당시 김범수는 귀마개까지 착용했지만 정작 가사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만큼 야구장의 무반주 독창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야구로 치면 '3할 타자'급 가수로 평가받는 윤하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날 윤하는 시구도 맡았다. 경기전 LG 셋업맨 유원상으로부터 실내 훈련장에서 공 던지는 법을 배웠다. 시구는 원바운드가 되긴 했지만 포수를 향해 똑바르게 날아갔다. 윤하가 애국가의 실수를 만회하려면, 아무래도 단단히 준비를 한 뒤 나중에 한번 더 잠실구장을 찾아야할 것 같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