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인 로저 클레멘스의 약물복용 관련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클레멘스의 전 매니저인 필 가너는 1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클레멘스의 위증 재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가너는 이날 법정에서 배심원단을 향해 "자신이 매니저를 했거나 다른 팀에서 뛰었던 다른 선수들 가운데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레멘스의 경우에 대해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뛰고 있을 때 클레멘스의 매니저로서 3년간 함께 일하는 동안 약물을 사용했다고 의심할 만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클레멘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가 지난달 14일 법정에서 클레멘스의 약물 투입 사실을 인정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를 기소한 검찰 측은 "클레멘스가 거짓투성이의 이야기들을 지어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이영상을 7번이나 수상한 클레멘스는 위증혐의 등 모두 6건에 대해 기소를 당한 상태다. 그가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받게 될 경우 최고 30년형과 150만달러(약 17억원)의 벌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클레멘스는 2008년 2월 미국 의회 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약물복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전 팀 동료 등이 약물복용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미국 연방 대배심은 2010년 8월 클레멘스를 위증혐의로 기소하고 지난해 7월 재판을 시작했지만 심리 두 번째 날 검찰이 판사의 인정을 받지 않은 증거물 영상을 배심원에게 보여주는 바람에 재판은 무효화됐다.
검찰은 담당 검사를 2명에서 5명으로 확대하고 60명 이상의 증인을 확보한 뒤 지난 4월부터 재심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클레멘스는 1984년부터 2007년까지 24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통산 354승184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사이영상을 7번이나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약물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가면서 약물복용 의혹이 제기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