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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이와세 히토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와세의 파죽지세
세이브는 투수 본인의 능력만으로 기록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야구팬들 가운데 세이브의 요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간단히 요약하면 '대기 타석의 타자까지 홈을 밟을 경우 동점이 되는 상황+3점차 이내에서 1이닝을 막을 경우'로 요약될 수 있다. '대기 타석의 타자까지 홈을 밟을 경우 동점이 되는 상황'이란 걸 다른 말로 하면 '지금부터 연속타자 홈런이 나왔을 때 동점이 되는 경우'가 된다.
그렇지만 이와세는 어찌됐든 굉장히 빠른 세이브 적립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과 같은 주니치의 승리 패턴이 계속된다는 가정을 하면, 단순 산술로 이와세는 56세이브가 가능하다. 물론 실제로는 어찌될 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오승환과 이와세, 국적과 세대를 건너 뛴 경쟁
왼손투수 이와세는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중이다. 주니치가 올시즌 들어 승리하는 경기에서도 대량 득점인 경우가 별로 없다. 이와세에게 세이브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 4점차 이상일 경우에도 일단 젊은 투수가 나갔다가 주자를 2명 이상 내보내면 이와세가 올라가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프로야구의 한시즌 최다세이브 기록을 바로 이와세가 갖고 있다. 지난 2005년 46세이브를 기록했었다. 또한명, 한신의 오른손 마무리투수인 후지카와 규지가 2007년에 46세이브로 타이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와세가 2005년에 46세이브를 기록하자, 오승환이 바로 이듬해인 2006년에 47세이브를 달성하면서 아시아 한시즌 최다기록이란 얘기가 나왔었다. 그후 후지카와가 2007년에 맹렬한 기세로 세이브를 쌓아올렸지만 역시 세이브는 뜻대로 되는 항목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지난해의 오승환 역시 본인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상당히 컸지만 막판에 기회가 없었다.
만 38세의 베테랑인 이와세는 베이징올림픽을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해진 투수다. 국적을 떠나 그 나이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올해의 오승환은 예상보다 저조한 팀성적과 함께 본인도 9세이브에 그치고 있다. 국적과 세대가 다르지만, 좋은 마무리투수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기분좋은 일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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