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심정 나도 충분히 이해하죠."
양 감독은 "크게 이기거나 지거나 하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편하게 롱릴리프를 오래 던지게 하면서 필승조에게 휴식을 줄 수 있다"며 "요즘 SK 경기를 보니 거의 매 경기가 접전이더라. 지더라도 경기중반엔 1점차로 따라붙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참 애매하다. 포기할 수는 없다보니 필승조를 투입하게 된다"고 했다. SK의 박희수의 경우 벌써 15홀드를 기록했다. 2위인 유원상(10홀드) 보다훨씬 앞서있다. 그만큼 어려운 접전 상황에서 많이 등판했다는 얘기다. 어려운 때 등판하는 것과 편안 상황에서의 등판은 분명 그 피로도는 다르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30일 현재 등판경기수 1∼3위가 모두 롯데 투수들이다. 이명우가 29경기, 최대성이 26경기, 김성배가 24경기에 등판했다. 타선이 좋아 점수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선발이 예전처럼 6∼7이닝을 책임져주지 못하다보니 필승조를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신 투구수를 제한해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지만 등판 경기수가 많으면 피로가 당연히 쌓일 수 밖에 없다.
양 감독은 "여름이 중요한데 강민호가 체력적으로 버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조금씩 쉬게 해주는게 필요하다"고 했으나 승리의 기회가 엿보이자 어쩔 수 없이 벤치에 앉아있는 강민호를 불렀다.
치열한 순위싸움에 경기마다 접전을 벌이는 올시즌 프로야구. 팬들은 흥미진진하지만 선수와 감독은 피가 마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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