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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국내 프로야구에서 최대의 무대로 평가받는 잠실구장 등판을 앞두게 됐다. 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다.
수도 서울의 상징 잠실구장은 수용인원 2만7000명의 최대 규모로, 프로야구 흥행열기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메인 시금석이다.
지난 11일 청주 롯데전에서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5일 휴식 뒤 등판할 수 있다. 5일 휴식은 올시즌 박찬호에게 가장 이상적인 휴식일수다.
이번 한화-두산전에서 주요 관심 포인트는 뭐니뭐내 해도 박찬호의 파워다. 두산과의 매치업으로 볼 때 딱히 눈에 띄는 관심요소를 찾기 힘들다.
두산은 14일 현재 팀순위 2위(15승1무11패)를 달리고 있지만 타자 순위에서 특별히 상위권을 달리는 선수는 없다.
한화, 롯데와 함께 팀타율 공동 1위(2할8푼)를 기록중인 두산이 올시즌 개인의 활약상보다 팀 배팅 위주로 아기자기하게 점수를 쌓아가는 스타일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 매치업도 애매하다. 그나마 같은 해외파인 김선우의 선발 순서와 겹친다면 올시즌 첫 해외파의 대결이어서 그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두산의 선발 예정 순서로 볼 때 김선우는 전날(16일) 등판하고 이용찬이 박찬호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묘한 인연이다. 박찬호는 이용찬과의 대결에서 기분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달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올시즌 데뷔 무대를 가졌을 때 상대 선발이 이용찬이었다. 이 때 박찬호는 6⅓이닝 동안 2실점에 그치며 8대2 승리를 견인, 시즌 첫승을 기록했다.
이제 남은 진짜 관심사는 박찬호가 올시즌 처음으로 출전하는 잠실구장에서도 관중몰이의 위력을 보여주느냐는 것이다. 박찬호는 그동안 6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청주(4경기), 광주, 대구구장(이상 1경기) 등 지방경기만 순회했다. 한 번쯤 수도권 경기에 걸릴 법도 했는데 대전구장 리모델리 공사로 청주경기에 집중한데다, 로테이션 순서에서 묘하게 비껴나갔다.
그동안 입증된 박찬호의 위력은 대단했다. 자신이 출전한 6경기에서 홈-원정 가릴 것 없이 모두 만원관중 기록을 수립했다. 에이스 류현진도 청주경기 2차례 출전에서 만원관중에 1차례 성공했다. 박찬호가 광주 KIA에 출전했던 4월 24일은 화요일인데도 만원관중을 불러모았다.
하나 지금까지는 워밍업에 불과하다. 청주, 광주, 대구구장은 지방 구장 가운데에서도 특히 관중석 규모가 적은 곳이다. 중소 규모 경기장을 가득 채운 것을 가지고 흥행 열기를 판가름하기 사실 힘들다.
그래서 진짜 평가무대가 광활한 잠실인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잠실구장은 웬만해서 만원 관중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곳이다. LG가 롯데, KIA를 상대하거나 주말이면 몰라도 주중에는 만원 관중을 찾아보기 힘들다.
두산이 올시즌 16차례 잠실 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두 6번 만원관중을 기록했는데 모두 주말 연속경기(금요일 포함)였다. 팀간 라이벌 대결로 볼 때에도 두산-한화전은 그리 빅카드가 아니다.
지난해 두산-한화전이 잠실구장에서 10차례 열렸을 때 딱 한 차례, 그것도 토요일(2011년 5월 28일) 경기때 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주말 경기가 아닌데도 과연 얼마나 많은 관중이 박찬호 인기를 입증해줄까. 박찬호의 시즌 첫 서울 나들이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