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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에 올랐던 양승호 감독(52)은 시즌 초반 팀 성적 부진에 이은 열혈팬들의 비난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양 감독은 요즘 팬들로부터 공격 대상이 된 삼성 류중일 감독(49)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도로 따지자면 부산의 야구 열기가 대구 보다 높아 양 감독에게 쏟아졌던 비난이 더욱 가혹했을 것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 초반 팀성적이 바닥을 기었다. 당시 인터넷 상에선 양승호 암살조까지 조직됐다는 확인하기 어려운 루머까지 퍼졌다고 한다. 양 감독은 "지금은 다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팬들은 무섭다"면서 "잘 할 때는 큰 박수를 보내지만 못 할 때는 가차없이 싫은 소리를 쏟아낸다"고 했다.
지난해 그는 사표를 가슴을 품고 다녔다고 한다. 팬들과 마주치는게 부담스러워 사직구장에서 팬들과 부딪치지 않고 숙소로 갈 수 있는 양 감독 만의 탈출구도 만들었다. 사직구장의 주 출입구가 아닌 데로 빠져나와 작은 산 하나를 넘으면 숙소에 닿는다고 했다. 지금도 그길을 애용하는 편이다.
그는 지금 처럼 롯데(13승9패1무·2위) 성적이 괜찮은데도 쌓이는 피로와 심적 부담은 크다고 했다. 최근에는 목감기에 얼굴까지 부어 부산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기도 했다. 그는 그 병원에서 유명인사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고 했다.
요즘 야구 인기는 매우 높다. 연관중 700만 달성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매우 빠르게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팬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산다. 팬들이 없으면 선수와 구단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 관계에서 일부 팬들은 좀 과하다싶은 요구와 의견을 낸다. 서로를 좀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