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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꼴찌팀 넥센이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 24일 SK전에서 5-6으로 뒤지던 9회 지석훈의 3점포로 역전에 성공하더니, 25일 SK전에서도 2-2로 맞서던 8회 조중근의 솔로포로 승리를 낚아냈다. 이날 경기서도 2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김동주에게 싹쓸이 3루타를 허용하며 2-4로 역전을 당했지만, 3회초 반격에서 강정호의 투런포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어냈다. 힘을 앞세워 곧바로 따라붙은 것이 가장 인상적인 대목.
넥센은 지난 시즌 시범경기서 12경기동안 4홈런에 불과했고, 정규시즌 133경기에서도 79홈런으로 8개팀 가운데 가장 적었다. 힘도 힘이지만,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붙었다.
여기에다 선수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역시 경쟁이다. 김 감독은 "내야의 경우 유격수 강정호를 제외하면 아무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강정호는 "상승세인 팀 분위기가 시범경기지만 성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택근 김병현 등 투타를 대표하는 선배들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수 허도환도 "두 선배가 훈련 때 더 열심히 솔선수범하며 중심을 잡아주기에 후배들이 따라하지 않을 수 없다"며 "두 선배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뿐 아니라 제 컨디션을 회복해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선다면, 우리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2군에서 1군으로 승격한 박흥식 타격코치는 "왠지 선수들이 주눅이 들어 있었다. 적어도 프로에서 뛸 정도면 실력 차이는 크지 않다. 기술적인 면보다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데 주력했다"며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책임감이 많아졌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팀을 앞세운다. 정신적인 면에서 한층 성장한 넥센 선수들을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