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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타선 이제 가동해볼까?"
26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3연승을 달린 한화는 4승1패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지난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전력을 비춰보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올시즌 오랜 숙원 중 한 가지를 풀게 됐기 때문이다. 한대화 감독은 그동안 "그 친구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연습경기라도 치러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올시즌 타선 구상을 할 수 있을것 아니냐"는 푸념을 입에 달고 있었다.
한 감독이 지칭한 '그 친구'들은 장성호, 김태균, 최진행을 말한다. 올시는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할 한화 타선의 핵심세력들이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까지 무려 2개월이 넘게 걸렸다. 묘하게도 서로 엇갈렸다.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 장성호가 빠졌다.
지난해 12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장성호는 사이판 재활조로 내려가 재활훈련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53일간의 재활기간을 끝낸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로 장성호가 합류했다.
당시 장성호는 프리배팅을 시작한 터라 당장 연습경기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한 감독은 복귀한 장성호를 보고 몸을 잘 만들어놨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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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도도 잠시. 이번엔 최진행이 빠졌다. 장성호가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이틀 뒤 중도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시즌 내내 괴롭혔던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 한국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4번 타자 김태균만 꾸준히 선수단을 지키고 있었을 뿐, 앞-뒤를 받쳐줘야 할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번갈아 자리를 비웠다. 2개월여 동안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에는 장성호마저 잔류군으로 내려가면서 중심타선은 김태균만 남게 됐다.
클린업트리오를 한 번도 테스트 해보지 못한 한 감독의 속도 덩달아 타들어갈 수 밖에. 그런 한 감독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16일부터 라이브 배팅을 시작한 장성호가 지난 22일 두산과의 시범경기부터 1군에 합류했다. 이어 최진행이 2군 연습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익힌 뒤 23일부터 1군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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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팅 타이밍이 아직 부실하다는 이유로 25일 삼성전에서 최진행을 6번 좌익수로 출전시킨 한 감독은 이제부터 장성호-김태균-최진행의 클린업 트리오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장성호 합류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된 상태다. 22일 두산전(4대1 승)에서 김태균의 교체멤버로 출전한 장성호는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쐐기득점을 도왔고, 25일 삼성전(4대3 승)에서는 3타수 3안타 1볼넷의 완변 타격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25일 경기에서는 김태균도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3, 4번의 윈-윈효과를 살짝 엿보게 했다.
이제 최진행이 5번 자리에서 뒤를 받치면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비로소 제모습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화가 보여준 타선의 위력은 말 그대로 연습이자 맛봬기에 불과할 뿐이다. 중심타선 3총사가 '도원결의'를 위해 다시 뭉쳤으니 달라진 한화 야구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뒤늦게 구색을 갖춘 한화가 어떤 화력을 보여줄까 기대하는 것도 한화 팬들에겐 또다른 즐거움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