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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씨에) 굳이 여기서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선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외야쪽에서 잠시 운동을 해봤는데, 너무 추워서 몸이 떨리더라"면서 "야구장을 찾아주신 팬들도 추위 때문에 고생스러운데다가 혹시나 선수들이 다치지나 않을까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부터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꽃샘추위는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23일 부산에서는 롯데-KIA전이 5회 강우로 인한 콜드게임으로 끝났고, 전날 잠실구장에서도 3월말에 보기드문 눈과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두산-KIA전이 역시 5회말까지만 치러졌다.
25일에는 햇살이 비치긴 했지만, 날씨는 여전히 쌀쌀했고 차가운 바람까지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졌다. 선 감독의 걱정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날씨다. 선 감독 뿐만 아니라 홈팀 두산 김진욱 감독 역시 선수들의 부상을 걱정하긴 매한가지였다. 선 감독은 "시범경기 때 다치는 게 가장 안좋다. 페넌트레이스 전체를 망치게 된다"고 선수들을 걱정했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어차피 시범경기는 연습의 성격이 짙다. 승패를 가리기 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실력을 점검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굳이 1군 홈구장이 아니라도 무방하다는 게 선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남해구장이나 강진구장 쪽은 서울보다는 따뜻하다. 일본 오키나와나 미야자키 쪽에도 아직 남아있는 일본 프로팀이 있다. 시범경기 일부를 그런 곳에서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보호와 또 다른 형태의 팬서비스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