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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테스트에 돌입한 KIA 마운드. 겉으로 보면 걱정 투성이다.
하지만 그다지 초조한 분위기는 아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오히려 잘됐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왜일까. 내막을 들여다 보자.
악재가 분명하지만 부상이 일찍 발견됐다는 점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의례적으로 덜컥 계약을 했다면 시즌도 시작 못하고 용병 교체 카드 한장만 날릴 뻔 했다. 2년 전인 2010 시즌 직전인 3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도 시작 못하고 돌아간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에 대한 악몽이 생생하다. 당시 로드리게스를 등록했던 KIA로서는 단 1경기도 못써먹고 교체 카드 1장을 날린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좋은 용병을 뽑을 수 있느냐하는데 있다.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한다. 일단 뽑을 수 있는 선수 풀은 좁아졌다. 웬만한 수준급 용병들은 모두 미·일 스프링캠프에 합류, 큰 희망 찾기에 나서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좌완 불펜 용병'으로 한정했던 KIA가 "좌·우완,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좋은 투수를 뽑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바로 좁아진 후보군에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희망도 있다. 메이저리그 캠프에서 막 탈락하거나 포기한 더 좋은 선수와 독점적 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나머지 7개 구단(NC 제외)은 모두 외국인 선수 등록을 마친 상태. 빅리그 행이 좌절된 대어급 선수가 KIA의 협상력에 따라 깜짝 한국행을 결심할 수도 있다. KIA 뿐 아니라 후보 용병 선수 역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 KIA 캠프 합류가 늦어지더라도 타국 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착실히 할 것이기 때문에 몸상태는 큰 무리가 없다.
KIA의 또 한가지 근심은 양현종이다. 왼쪽 어깨 통증으로 7일 조기 귀국과 재활이 결정됐다. 빨라도 5월 중순이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 커다란 악재지만 경계선상의 투수들에게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 그 선봉에 '만년 기대주' 좌완 박경태가 있다.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하체 사용법을 집중적으로 배운 그는 7일 첫 홍백전에서 2이닝 퍼펙트로 가능성을 보였다.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박경태를 비롯, 선발 진입을 노리는 투수들에게는 의욕적인 캠프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
KIA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가 시작되는 오는 20일 전까지 새 용병 투수 영입을 확정할 계획. 또한 남은 캠프 기간 중 선발 무한 경쟁을 통해 새 얼굴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