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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신인 선수 중 최고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쉴 새 없는 일정, 정기전 때는 어땠을까. 그는 "사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됐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니 힘이 났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고간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미소지었다.
사실 그에게는 23일 경기가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은 우리 팀의 간판 스타로 키울 만한 재목이다. 대학 시절부터 지켜봤는데 타격에도 재능이 있다. 간판 스타라면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타자가 좋지 않나"라며 타자 전향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나성범은 이에 대해 "팀에 합류하고 감독님과 상의해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내 "아직은 투수 쪽에 더 마음이 간다"고 했다.
나성범의 형은 올시즌 한화에 입단한 나성용이다. 그 역시 연세대를 졸업했다. 게다가 나성용의 포지션은 포수. 둘은 3년 동안 투수와 포수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하지만 프로는 형제를 갈라놨다. 나성범은 "프로에서도 형과 함께 했으면 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상대팀으로 형을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내년부터 2군 리그에 참가한다. 나성용도 아직 한화의 주전 포수는 아니다. 내년 시즌 중 2군에서 둘의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형과 만난다면 어떤 승부를 펼치고 싶을까. 나성범은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무조건 잡아야한다. 이왕이면 형에게 삼진을 뺏고 싶다"며 웃었다.
투수와 야수의 갈림길에 선 나성범, 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겠다는 걸 보니 역시 투수로 마운드에 서고 싶은 모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