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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 NC 나성범, "성용이형 만나면 꼭 삼진잡겠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7 12:41


2012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 활짝 웃고 있는 나성범(앞줄 가운데). 사진제공=NC다이노스


"기분이 묘할 것 같아요. 그래도 승부해야죠."

2012 신인드래프트 투수 최대어는 누구일까.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신생구단 NC에 지명된 연세대 좌완투수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과 같은 액수인 계약금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나성범은 최근 눈코뜰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에 등판했다. 프로에 가기 전 마지막 경기. 지난 3년간 정기전서 매번 완투하며 1승1무1패를 거둔 그다. 올해는 두번째 투수로 나와 7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정기전 뒤에는 곧바로 NC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계약서에 사인한 뒤 곧바로 야구월드컵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소집 이틀째인 26일 늦은 밤, 훈련을 마친 그와 전화연락이 닿았다.

나성범은 신인 선수 중 최고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쉴 새 없는 일정, 정기전 때는 어땠을까. 그는 "사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됐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니 힘이 났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고간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미소지었다.

사실 그에게는 23일 경기가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은 우리 팀의 간판 스타로 키울 만한 재목이다. 대학 시절부터 지켜봤는데 타격에도 재능이 있다. 간판 스타라면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타자가 좋지 않나"라며 타자 전향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나성범은 이에 대해 "팀에 합류하고 감독님과 상의해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내 "아직은 투수 쪽에 더 마음이 간다"고 했다.

나성범은 광주 진흥고 재학 시절 외야수로 뛰었다. 2008 신인드래프트서는 2차 4라운드에 외야수로 LG에 지명되기도 했다. 호타준족으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 입학 후에야 투수를 시작했다. 프로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그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사실 형이랑 함께 뛰고 싶었다"고 답했다.

나성범의 형은 올시즌 한화에 입단한 나성용이다. 그 역시 연세대를 졸업했다. 게다가 나성용의 포지션은 포수. 둘은 3년 동안 투수와 포수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하지만 프로는 형제를 갈라놨다. 나성범은 "프로에서도 형과 함께 했으면 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상대팀으로 형을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내년부터 2군 리그에 참가한다. 나성용도 아직 한화의 주전 포수는 아니다. 내년 시즌 중 2군에서 둘의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형과 만난다면 어떤 승부를 펼치고 싶을까. 나성범은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무조건 잡아야한다. 이왕이면 형에게 삼진을 뺏고 싶다"며 웃었다.


투수와 야수의 갈림길에 선 나성범, 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겠다는 걸 보니 역시 투수로 마운드에 서고 싶은 모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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