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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임창용,오승환 선발 욕심만 안내면 더 큰 기록 세운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19 10:47


"나는 (오)승환이보다 나이가 많잖아요. 승환이는 처음부터 마무리였으니 앞으로도 선발 욕심 내지 않고 마무리로 계속 뛴다면 더욱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거예요."

삼성 오승환이 47경기 4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세운 다음날, 야쿠르트 임창용은 후배에 대해 이렇게 칭송했다.

임창용과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이면서 투구 폼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직구를 앞세운 피칭 스타일이나 높은 탈삼진 능력, 거기다 땅볼보다 플라이 아웃이 많은 투수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리고 올해는 소속팀이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임창용에게 자신과 오승환의 차이점을 물었더니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라고 반문해 왔다.

임창용에게 오승환과 자신에게 모두 해당하는 마무리 투수의 자질이 뭔지 물었더니 이런 말을 했다. "매일 등판을 대기해야 하니 체력 관리를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지요." 그리고 컨디션 관리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충분한 수면을 들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나면 밤 12시가 넘어서 자요. 8시간은 자려고 하는데 막상 잠이 오지 않죠"라며 "체력이 남아 돌아서 그런거 아닐까요?"라고 농담을 했다.

현재 한일 통산 290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마무리 투수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 임창용이 꼽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는 누구일까. "워낙 좋은 투수가 많아서 어렵지만 대마신이지요." 그는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1세이브를 기록한 사사키 가즈히로의 이름을 들었다. "나와 타입은 다르지만 마무리로서 자기 역할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최고예요."

마무리로서 해야 할 역할. 지난 6일 이 칼럼에서 임창용이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님을 전했다. 그러나 요즘의 임창용은 그 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마무리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11일의 한신전. 야쿠르트는 4회말에 먼저 2득점 했지만 8회초에 한신이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도 각오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8회말 야쿠르트 4번 하타케야마가 2점 홈런을 치고 4-2로 리드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9회초. 드디어 임창용이 올라갔다. 임창용은 3명의 타자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 2개를 포함한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24세이브째를 올렸다. 마지막 타자를 유격수 직선타구로 잡은 직후 평상시와 달리 흰 이를 드러내면서 웃었다. "하위 타선이었기 때문에 좌우 코너워크를 신경써서 신중하게 던지는 것만 생각했어요." 임창용의 이날 피칭은 볼끝이나 스피드 모두 발군이었다.

안정감을 회복한 임창용과 함께 야쿠르트는 9월6일부터 15일까지 9연승을 거둬 9월 팀성적은 12승2패 1무로 1위 자리를 독주하고 있다.

"이대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편하게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7월까지 보여줬던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야쿠르트. 그것은 '불패 창용'이 돌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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