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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경문 감독은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사퇴했을까.
지난 2004년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산은 단 한 시즌도 최종 승률 5할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고, 시즌 중간 순위도 5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7위까지 추락한 적이 없다. 그만큼 올시즌 성적에 대해 김 감독 개인적으로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4월 한달간 13승7패1무로 2위를 달리며 우승후보로서의 면보를 과시했다. 그러나 5월 들어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며 추락을 거듭했다. 5월 이후 지난 12일 잠실 SK전까지 10승25패를 기록했다. 성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부상자들의 속출 때문. 이종욱 손시헌 임재철 이원석 양의지 등 주전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부상으로 2군신세를 졌다. 또 마무리 임태훈은 개인사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여기에 제2 용병 라미레즈와 페르난도가 기대 이하의 부진을 보이며 마운드 운용도 버거울 수 밖에 없었다.
리더십은 자존심과 책임감
두산의 내일을 생각하다
올시즌 두산이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적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면 김 감독은 재계약이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 13일 현재 승률 4할2푼4리로 7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승률 5할에서 9경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예년의 경우에 비춰볼 때 6월 중순 시점에서 5할 승률에서 10경기 정도 멀어져 있을 경우 4강 진출은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두산의 경우 시즌 일정이 아직도 57% 정도 남았고, 저력이 무서운 팀이기에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가 많다. 김 감독도 이 점을 놓고 고민이 컸다. 그러나 김 감독은 두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스태프가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경은 서동환 윤석민 김재환 등 그동안 유망주로만 그쳤던 선수들이 올시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