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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카도쿠라, 피해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3-21 13:36


11일 도호쿠지방 지진이 발생한지 1주일이 지났다.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20일 18시 현재 사망자 8277명, 행방불명자를 합하면 총 2만명이 넘었다. 국토 지리원이 발표한 쓰나미에 의한 침수 면적은 399㎢, 서울시 면적의 약 ⅔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고통을 느끼고, 피해가 적았던 사람은 피해자를 위해서 뭘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에 있는 삼성 카도쿠라 켄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가족은 무사했지만 TV에 나오는 일본의 상황을 보고 카도쿠라는 큰 걱정을 했다. 그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시의 도호쿠 복지대학 출신이다.

"도호쿠에서 4년간 신세를 졌으니 뭔가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제가 메세지를 보낸다고 해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에게 '힘내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말을 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

그렇게 안타까워하던 카도쿠라는 지난주 팀의 주장인 진갑용에게 협조를 부탁했다. 진갑용은 선수협회의 다음 모임에서 각구단의 선수들과 도움을 줄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카도쿠라는 감사하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는 구단에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 코야마 진 코치와 함께 모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허락했고, 경기전에 모금 활동이 어려운 코치들을 대신해서 선수들이 발벗고 나섰다. "조금이라도 더 모아서 그 돈으로 행방불명자가 1명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고, 집을 고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카도쿠라는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개막전까지 남은 기간은 2주일. 카도쿠라는 "컨디션은 좋다. 그러나 정신적인 면에서는 솔직히 흔들리고 있다. 피해자에게 뭔가 해야되는데"라고 밝혔다.

또 현 일본프로야구 상황과 관련해 "선수들이 개막 연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도호쿠 출신 선수는 더 그렇다"라고 했다. 퍼시픽리그는 개막전을 3월25일부터 4월12일에 변경했다. 센트럴 리그는 당초 변경하지 않을 예정였지만, 4일 늦춘 3월29일에 한다고 발표했다. 선수회는 이 결정을 듣고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팀 동료들이 많이 걱정해준다. 그런데 그들도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곤란해하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을 한국에 부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라는 말도 해준다. 모두들 고맙다." 카도쿠라는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일본의 국난에 대해 많은 한국 국민이 협력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다. 일본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런데 한편으론 원전 피해에 관한 과도한 보도로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세계보건기구(WHO)등 국제기관의 발표를 냉정하게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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