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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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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 진보 사회학자 출신인 '3선' 교육감의 교육에 대한 통찰은 깊고 넓었다. 점점 심화되는 좌우, 세대, 지역, 빈부간 양극화 문제 속에서 서울 교육의 방향성을 냉철하게 짚어냈다. "대선 이후 사회적,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의견을 상호존중하는 공존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차이를 존중하고 접점을 찾고자 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대선은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종료시키고 승자에게 국가를 경영할 5년의 권한을 주는 것인데 '박빙의 선거'다보니 이 갈등이 종료가 안 된다. 갈등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럴 때야말로 공존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장애와 비장애의 공존, 의견이 서로 다른 이들과의 공존, 학력, 체력 격차를 상쇄하는 평등의 교육을 고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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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을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선 특수교사뿐 아니라 체육교사, 일반교사의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에 조 교육감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규교사 연수과정에서 특수교육, 통합교육, 양성평등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관리자인 학교장의 장애친화적 마인드가 중요하다. 통합교육 안내서를 개발하고 통합교육의 좋은 사례를 모아 더 많이 공유하면 좋을 것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육감배 학교스포츠 클럽 종목에 통합스포츠 종목을 추가하는 부분에도 공감했다. "장애-비장애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클럽 종목을 발굴해 교육감배 대회에서 운영해볼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해 보겠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과거 독재시대엔 개인의 권리와 이익을 억압하는 권력과 맞서 싸우는 전투적 자세가 강조됐다. 이제는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전투적으로 싸우는 인간상보다 공동체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고 헌신하는 공화적 인간상을 존중하는 마인드로 바뀌어가야 한다. '더불어숲'처럼 장애학생, 비장애학생, 강자와 약자, 승자와 패자가 동행하는 공존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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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지난 두 번의 임기, 가장 기억에 남는 체육정책으로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꼽았다. "임기 1기에 여학생 체육활동 프로젝트 '여신, 여학생이 신나는 체육'을 시작했고, 임기 2기엔 '여신 시즌 2, 공차소서(공을 차자 소녀들아 서울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작년에 4권역 여교사 28명과 여중생 75명으로 시작해, 올해는 8권역 여교사 38명과 여중고생 183명으로 확산됐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조 교육감은 또 "2021년 서울 학생 비만율이 32%라는 통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평생 건강 기반을 다지는 학교체육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학생 건강더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 회복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서울 학생 '예스(1예술, 1스포츠)'와 학교스포츠클럽 운영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친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들을 위한 스포츠 환경 개선 부문에도 같한 관심을 전했다. "이 아이들을 위한 체육교육은 시설도, 콘텐츠도, 접근법도 달라야 한다.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우리의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임기 3기에 고민하는 것은 학교 틈새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실 재배치를 통해 유휴교실을 확보, 리모델링을 통해 실내 체육관을 마련하는 체육관 증축 사업,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내 '스마트 실내체육실' 등을 설치하는 모델을 확대해가고 있다. 조 교육감은 "기존의 운동장, 체육관을 활용한 운동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체육활동을 병행하는 부분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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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첫날 이후 8년째, 조 교육감의 집무실엔 줄곧 '성찰'과 '방향성'을 뜻하는 나침반, '소통'을 뜻하는 원탁, '균형'을 뜻하는 자전거가 있다. 교육감 취임 후 흔들림 없이 품어온 철학이자 소신이자, 초심이다. 축구, 테니스를 즐기다 최근 자전거타기에 푹 빠졌다는 조 교육감은 "자전거를 타면서 배운 삶의 교훈이 있다면 자전거는 전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중심을 잡아야 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두 바퀴로 가는 자전거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공존의 서울교육"을 약속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