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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날 버린 친母·세명의 새母"…`밥먹다` 이성미, 그리움이 미움이 된 엄마라는 이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3-10 08:27 | 최종수정 2020-03-10 08:3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개그우먼 이성미가 가슴 속에 묻어왔던 아픈 이야기를 담담히 꺼냈다.

9일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개그우먼 이성미가 출연했다. 이날 이성미는 가슴 아픈 가정사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솔직히 고백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환갑을 맞았다는 이성미는 "생후 3개월만에 친모가 나를 두고 떠났다. 아버지가 나를 키우셨다. 친모에게 연락이 없고 지금까지도 본적이 없다"며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어릴 때는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내가 아이를 낳아보고 나니까 '어떻게 자식을 놓고 떠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가 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왜 안 봐줬을까' 싶더라"며 "사무치게 그립다가 또 원망하고 밉더라. 지금은 가슴 한 구석에 묻어놨다"고 덤덤히 말했다.

아버지에게 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봤지만 '알려고 하지 말라'는 답만 돌아왔었다는 이성미. 김수미는 이성미에게 "미안하지만 아마 원치 않은 자식이었을 거다. 어머니가 다른 집으로 시집 갔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성미 역시 "그런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미는 자신에게는 무려 네 명의 엄마가 있었다고 고백해 또 한번 듣는 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낳아준 친 어머니를 비롯해 세 명의 세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 "친 엄마가 없으니 아빠가 엄마를 자주 바꿔주셨다"며 "새 엄마는 그냥 싫더라. 특별한 이유도 없었지만 싫었다. 잘 해주면 '오버하지 마라'라는 맘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첫 번째 새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셨고, 두 번째 엄마는 3년간 함께 지내다가 이별했다고. "다음 엄마는 내가 대학에 가고 27살 정도에 만났다. 나를 키워준 첫 번째 새엄마와 닮으신 분"이라며 "지금도 살아계신다"고 말했다.

씩씩하게 살아온 이성미지만 아이를 낳았을 때 만큼은 엄마가 그리웠다고 전했다. "엄마가 와서 산후조리도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또 친구들이 모여서 '우리 엄마가 뭐 해줬다'라고 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엄마의 손길이 뭘까 생각만한 한다"며 "엄마가 내 아리를 봤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성미는 친 엄마를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김수미의 질문에 "이제는 안 만나고 싶다"고 솔직히 답했다. 이어 "혼란스러울 것 같다"며 "지금까지 엄마 없이 살았던 60년의 세월이 세월이 익숙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움이 미움으로 별했다"고 덧붙였다.

2002년 돌연 활동을 접고 돌연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던 이성미는 그 이유를 아버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갔다고 생각을 했었다. 사실 아버지는 나의 호흡 같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허무함과 허전함이 있더라. 남편이 못 채워주는 40년의 세월이다"며 "만사가 귀찮아 지더라.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웃길지도 몰랐다. 너무 막막했다. 라디오를 하다가도 눈물이 났다. 그래서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에 있는 7년 동안 기러기 생활을 한 그는 너무 좋았다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면서도 "부부들에게 기러기생활을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부부는 붙어있어야 한다.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어색하더라. 하루는 남편이 캐나다에 와서 잠을 자는데, 초라해 보이더라. 그래서 이민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고 전했다.


엄마의 부재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생일상 한번 받아보지 못했던 이성미이지만 환갑잔치 만큼은 누구보다 뜻 깊게 보냈다. 이성미가 후원하는 아이들이 이성미의 생일잔치를 해준 것. 그는 "여태 받은 생일상 중 가장 컸다. 그날 밤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느 날 눈을 감았을 때 후배들에게 '저 언니가 있어 행복했다'는 말이 듣고 싶더라. 그러니 잘 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별한 인생의 목표에 대해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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